비강남 매매가 상승세 번지고 있는데…LH 사장 “집값 급락 가능성 있어”

생애최초 대출규제 강화 발언 해명
여당 지적에 사과…급락 전망 철회 안 해
올해 성북 15.21%·서대문 12.81% 상승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12일 주택 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으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대출규제를 강화하자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집값이 내려갈 수 있어 서둘러 집을 살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해명을 한 것이다.

 

이 사장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생애최초 대출을 줄이면 신혼부부와 청년들은 어떻게 집을 사라는 것이냐’는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질의에 “앞으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고려해서 드린 말씀”이라고 답했다.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 사장은 “지금 저희가 공급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좀 많다. 금리도 높아지고 있어 집값이 계속 오르지 않고 많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경쟁적으로 집을 사야겠지만 안정이 되면 지금 바로 집을 사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애최초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70%까지 해주고 있는데 이를 최대한 받아 경쟁적으로 집을 사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며 “그렇게 집값이 계속 올라가는 것이 우리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지 생각해 볼 때”라고도 했다.

 

이 사장은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1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8월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정부는 조기 대량 공급, 투기수요 억제, 고금리에 의한 대출 연체와 경매 폭증 등으로 주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해 공공주택 보유용으로 일정기준 이하의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은 국토위 국감에서 이 사장의 ‘집값 급락’ 발언과 관련해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적으로 LH 사장이 관여할 수 있느냐”며 “방향이 정해지면 그 방향대로 공급하기 위해서 애쓰는 역할인데 정책 결정자로서 발언한 것처럼 들리게끔 오해되는 말들을 했다”고 지적했다.

 

복 의원은 이 사장의 집값 하락 전망이 불필요한 정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 사장의 진정성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도 했다. 또 “‘LTV를 묶어야 한다’는 개인적 소신은 가질 수 있지만 LH 사장으로서 그런 답변을 하면 안 된다”며 “두 가지 부분에 대해서 적절하지 못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사장은 이에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가 아님에도 발언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대출 규제 강화에 대한 개인적 소신이나 집값 급락 전망 자체를 철회하지는 않았다.

 

12일 서울 동대문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습. 연합뉴스 

현 정부 당국자들의 언급처럼 강남권에선 아파트 매매가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주(지난 5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34% 하락했다. 서초구, 송파구도 각각 0.27%, 0.19% 떨어졌다. 올해 들어 누적 변동률은 강남구 -0.6%, 서초구 1.09%, 송파구 4.94%였다.

 

그러나 지난해까진 강남 3구의 ‘나홀로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강남구는 2025년 한해 동안 10.73%, 서초구 10.86%, 송파구 13.98% 상승했다. 최근 하락 흐름에도 불구하고 이미 과거 전고점을 돌파하며 급등 이전보다 여전히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오를대로 오른 강남권 대신 올해 들어선 서울 외곽 지역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5일까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서울 성북구(15.21%)였고 강서구(12.24%), 구로구(12.07%), 서대문구(12.81%), 노원구(11.86%), 동대문구(11.76%)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