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주미 한국대사가 외교통일위 국정감사에서 한·미 간 정보 공유 제한 논란이 한·미 외교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현안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측 문제 제기에 대해 한국은 미국의 기대만큼 이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해 한·미 간 정보공유 이슈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미 장관회의서 정보협력 문제 제기”
강 대사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 국정감사에서 한·미 관계의 어려운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보협력 관련해서 제일 많이 얘기되고 있다”고 답했다. 강 대사는 “(대미) 전략투자 문제가 (1호 프로젝트) 발표 전까지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알래스카(LNG 투자 프로젝트)도 포함해서”라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한·미 정보공유에 대한 문제 제기가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의 지난달 18일 회담에서 이뤄졌느냐는 취지의 무소속 한동훈 의원 질의에 “정보 협력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 정보 공유 제한 논란의 중심에 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구체적으로 언급됐는지, 그 거취를 루비오 장관이 거론했는지에 대한 추가 질문엔 “구체적 인사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루비오 장관 요청에 대한 우리 측 대응은 어떤가’라는 질문엔 “아직 미측이 기대하는 만큼 문제가 충분히 해소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강 대사는 정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정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미국 측 분위기에 대해 “(구성 핵시설) 발언에 대한 문제지, 정 장관 개인에 대한 문제 지적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강 대사는 “(정 장관이) 그렇게 말해서 통상적으로 하는 협의 채널을 통해 상대들에게 그런 얘기를 한 바 있다”고 전했지만, 정 장관의 설명을 전달받은 미 당국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정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올해 3월 외통위에서의 ‘구성 발언’을 정보 누설로 문제 삼자 정 장관은 해당 경위를 미국 당국자와 주미 한국대사에게도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사는 정 장관의 발언이 일으킨 파장 등으로 한미동맹에 이상기류가 형성됐다는 야당의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현안이 어렵긴 하지만, 동맹에 대한 미국 조야의 커미트먼트(commitment·약속)나 지지는, 굉장히 그 유대가, 그 뿌리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보협력과 관련해 국정원에서 계속 대응하고 있다”며 “양 정보기관 간 소통이 진행됐고,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백악관 소통 한계…북·미 회담 진전 없어”
강 대사는 한·미 외교 채널이 각급에서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백악관에 대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백악관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자주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만큼의 고위급에서의 협의는 지금으로선 저도 답답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사태’로 여기는 ‘쿠팡 사태’ 처리에 대해선 “대사로서 우리 국민이 보기에 우리의 법체계에 대한 사실적 설명, 그래서 우리가 주권 정부로서법 체계상 충실하게 이 사안에 대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도 “미국과의 협의에선 훨씬 더 깊이 있는, 그리고 다양한 문제를 푸는 방법에 대해 지금까지 소통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한·미 전반의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저희 입장을 설명해나가야 할 부분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사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은 늘 있지만, 수치로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구체적인 진전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