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근무지 인근에 ‘산업위안소’ 다수 운영…10대 여성도 동원

도쿄대·고려박물관 문헌·현장 조사…홋카이도·후쿠오카·군함도 등 확인
日 국책기관 제출 문서에 설치·운영 구상 담겨…국감서 정부 차원 조사 촉구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일했던 일본 내 군수 산업시설 인근에 성매매 시설인 이른바 ‘산업위안소’가 다수 운영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설에서 일한 여성 가운데는 한반도 출신뿐 아니라 10대 소녀들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제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가 투입된 일본 내 군수 산업시설 인근에 이른바 '산업위안소'가 최소 39곳 운영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하시마. 연합뉴스

마이니치신문은 도노무라 마사루 도쿄대 교수와 도쿄 신주쿠의 비영리단체(NPO) 고려박물관 등은 문헌 조사와 현장 조사를 진행해 일본 전역의 탄광과 광산 등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배치된 시설 주변에서 최소 39곳의 산업위안소 또는 기업위안소가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산업위안소 또는 기업위안소는 일본 전역의 탄광과 광산 등 조선인 노동자들이 배치된 시설 주변에 설치됐다. 주요 지역은 홋카이도와 후쿠오카, 나가사키현 하시마 탄광 등이다. 하시마는 섬의 형태가 군함을 닮아 ‘군함도’로도 불린다.

 

산업위안소는 조선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성매매가 이뤄진 시설을 가리킨다. 조사단은 일제와 기업들이 가혹한 노동환경 속에서 조선인 노동자들의 탈출이 잇따르자, 이른바 ‘노무 대책’의 하나로 조선 요리점 등을 조선인 전용 성매매 시설로 활용하고 이용을 권장한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일본의 국책 통제기관인 석탄통제회에 제출된 1945년 논문에도 관련 시설의 운영 구상이 담겼다. 해당 문헌은 특별위안소를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시설로 설명하면서 조선인 노동자 1000명당 조선인 여성 10명가량을 배치해 노동자의 도주를 막고 생산 의욕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고려박물관 측은 조선인 노동자와 조선인 여성을 짝지어 배치하려는 구상에 여성 차별과 민족 차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 동원된 여성 가운데는 10대 소녀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보도는 12일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위안소 실태가 뒤늦게 파악된 점을 지적하며 지방자치단체 등에 관련 기록이 더 남아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차 의원은 일본 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구체적인 조사 방안을 마련해 종합감사 때까지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혁 주일대사는 자료를 요청하고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관련 문헌과 지방 기록을 추가로 발굴·검증해 산업위안소의 운영 실태와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