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개할까요”… 전남광주통합시의회, 시장-의원 간 ‘설전’

의회 경시·정무직 명단·특교금 놓고 민형배 시장-전경선 의원 정면 충돌
“광주 빚 갚으려 전남 희생양 삼았나”… 통합 무용론·회의론까지 분출
반도체·행정 기능 광주 쏠림 지적… 균형발전 갈등 본격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전남광주특별시의회 시정질문 둘째날 민형배 시장과 시의원들 간의 날 선 설전이 이어졌다. 의회 경시 논란부터 정무직 공무원 명단 공개, 특별교부금, 국립의대 선정 의혹 등 주요 현안마다 양측이 가파르게 대립하면서 장내 소란이 빚어졌다.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무안청사에서 열린 시정질문에서 전경선 의원(목포5)은 전날 김문수 의원(신안1)이 제기한 ‘의회 경시’ 논란을 언급하며 “시정에 너무 깊이 관여했다는 의원들을 공개하라”고 민 시장에게 먼저 요구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정질문에 나선 전경선 의원. 연합뉴스

일문일답 형태로 진행된 질의에서 민 시장이 “진짜 공개할까요?”라고 맞받아치자, 전 의원은 “하십시오. 하십시오”라며 압박했으나 실제 명단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조직개편안 표결 결과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대가 많았던 것을 두고 민 시장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가한 점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전 의원이 “민주당이라고 해서 시장님 뜻을 따라야 하느냐”고 따져 묻자, 민 시장은 “의원님 생각을 저한테 강요하시면 곤란하다”고 응수했다. 이에 전 의원은 “알아서 질문할 테니 알아서 답변하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진보당 의원 5명이 조직개편안에 찬성한 뒤 민 시장과 정책협의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 전 의원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야합”이라고 비판하자, 민 시장은 “언어 사용이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무안청사 본회의장서 열린 제4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시정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전남광주시 제공

정무직 공무원 명단을 성과 ○○, 성별 형태로만 공개한 것에 대한 질의에서도 전 의원이 “앞으로 시장님도 ‘민 ○○’ 시장님이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비꼬았고, 민 시장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조치”라고 일축했다.

 

특별교부금과 관련해서는 정무비서관이 보낸 지원 의사 문자가 공개되며 격론이 벌어졌다. 전 의원이 “돈 1억원을 용돈 주는 것이냐. 쌈짓돈이냐”라고 질타하자, 민 시장은 “해당 문자 내용을 알지 못했다”며 “으로는 시·군·구와 직접 협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립의대 선정 의혹에 대해서도 전 의원은 “민 시장의 손이 탔다고 시민들은 생각한다”고 주장했으나, 민 시장은 “손을 넣을 방법이 없는데 정치적 왜곡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감정싸움이 격화되자 송형곤 의장이 “서로 말꼬리를 잡는 질문은 그만하라”며 시정질문을 중지시키고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통합에 따른 지역 불균형과 채무 승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강헌 의원(영광2)은 옛 광주시 채무 2조1605억원을 거론하며 “광주 빚을 갚으려고 전남을 희생양으로 통합한 것 아니냐”며 “공무원 인사 제약 등으로 통합을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고 성토했다.

 

이에 민 시장은 “(통합을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통합 시 채무와 자산이 함께 합쳐지는 것이며, 옛 전남 지역 사업 예산 총액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통 부족 지적에 대해서는 “출범 초기 소홀했다면 사과드리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열린 첫 시정질문에서도 반도체 산업 및 행정 기능의 광주 집중, 농어촌 소외, 조직개편 과정의 소통 부재 등을 둘러싸고 집행부와 의회가 거세게 충돌했다.

 

김문수 의원(신안1)은 통합지원금 20조원의 반도체 산업 편중을 우려하며 내년 농수축산업 예산 2조5000억원 이상 편성과 농업·농촌 발전기금 1조원 조성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행정도 산업도 광주가 다 가져가면 나머지 22개 시·군은 들러리냐”라며 무안청사의 행정 기능 강화를 촉구하는 등 주요 시설 입지와 지역구 이해관계를 둘러싼 갈등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