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9년 대통령 세종 집무실 준공,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준공과 맞물려 2031년까지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의 2차 세종 이전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대민 서비스를 하는 98개 소속 기관과 대통령 연계 기관은 제외됐다. 세종 2차 대이동엔 최소 3조2000억원이 들 전망인 가운데 예산 확보와 전문 인력 이탈 방지, 세종의 정주 여건 개선이 당면 과제로 지목된다. 국방·외교·통일부 이전을 두고는 업무 효율뿐 아니라 안보 공백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방·외교·통일부 이전 ‘우려’ 목소리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수도권에 있는 142개 행정기관을 (이전)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국정 운영 효율성을 위해 중앙 부처는 모두 세종으로 이전하되 대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소속 기관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 대통령 연계 기관의 이전은 대통령 집무실 완전 이전 시기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주요 소속 기관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경찰병원, 중앙전파관리소 등이다. 김하균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행정·의료 서비스와 밀접히 연결돼 있는 곳들은 제외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관련해선 “금융시장,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연계뿐 아니라 관계 부처 간 정책 협의·조정도 필요해, 금융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에 남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방·외교·통일부가 이전 대상에 포함된 데 대해 주한 대사관 등 외국 공관과의 공조, 안보 공백 우려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교부의 경우 주한 공관과 상시 협의해야 하는 특성상 이전 이후에도 상당 기간 서울과 세종에서 업무를 병행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의 경우엔 통일이 국가의 장기적 비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행정 효율성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되고 통일 한국의 수도와 국토 균형 발전에 대한 구상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국방부는 2022년 대통령실 용산 이전 당시에도 국방부 인원이 여러 곳으로 흩어지고 합참 일부도 분산되는 연쇄 이동으로 안보 공백 우려가 있었다. 지휘 통신망과 지하 벙커 같은 핵심 시설을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보안 검증 등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반면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시와 가까워져 협력 강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방·법무·성평등가족·외교·통일부는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 기관이라 법 개정이 필요하다. 김하균 본부장은 “2004년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 관련) ‘국회와 대통령 소재지가 있는 곳이 수도’라고 결정했는데, 당시엔 대통령의 기능과 관련해 어떤 기관들이 밀접히 연관돼 있는지 검토해 해당 부처들을 행복도시법에 이전 제외 기관으로 반영했다”며 “이전을 다시 검토한 결과 국회 논의를 받아 볼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44개 기관 세종 이전을 위해선 청사와 예산 확보도 필요하다. 내년 이전할 27개 기관의 청사 임차·조성·운영비, 공무원 이주 지원비 등에 약 89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형사사법 기관 등 17개 기관 독립 청사 건립엔 약 3조1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정주 여건 개선·인력 이탈 방지 ‘관건’
44개 기관 이전 후 공무원 9929명과 그 가족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선 세종의 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세종시는 특별·광역시 중 주택 보급률(2024년 108.2%) 못지않게 매매 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2026년 1월 70.8%)도 높다.
윤 장관은 “주거, 교통 등 필요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정부는 “이사비와 초기 이주 지원비를 지원하고, 즉시 이주가 어려운 공무원에 대해 한시적으로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했을 뿐,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김성훈 인사혁신처 차장은 “(2012∼2021년) 중앙행정기관 1차 세종 이전 때 전례를 참고해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세종 이전에 따른 전문 인력 이탈 가능성에 대해선 “관계 기관과 세부 계획을 마련하는 단계에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하균 본부장은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 주요 사법기관이 수도권에 있어 재판 서비스 질이 저하될 우려에 대해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헌법기관 이전을 논의한 바 없지만 (헌법기관 이전도) 논의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