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유숙박 제도화한다더니…정부, 운영 실태도 공급 효과도 ‘깜깜이’

승인 숙소 7499곳 중 실제 운영은 5420곳뿐…운영 공백 원인도 미확인
예약 1만8461건 실증자료 제출은 위홈뿐…기존·신규 호스트 구분도 못 해
미신고 숙박시설 적발 통계 없어…오피스텔·원룸 불법 영업 규모 불명
방한객 1505만명으로 21.6% 급증…제도화 발표 8개월째 정부안 미제출
김재원 “제도화 10년째 제자리”…관광특구부터 규제 완화 촉구

공유숙박 제도화를 추진하는 정부가 정작 특례사업의 성과와 시장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인 숙소의 실제 운영 여부부터 제도를 통한 숙박 공급 순증 효과까지 확인할 기초자료가 부족하다. 방한 관광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정책 효과를 검증할 관리체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세계일보가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30일 기준 공유숙박 규제샌드박스 사업자 3곳의 승인 숙소 7499곳 가운데 실제 운영 중인 곳은 5420곳(72.3%)이었다. 승인 숙소와 실제 운영 숙소의 차이는 2079곳에 달했지만, 문체부 자료에는 미운영 원인이 별도로 구분돼 있지 않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김재원 의원실 제공.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사업자별 운영률은 위홈 66.9%(승인 4454곳·운영 2980곳), 미스터멘션 80.0%(3030곳·2425곳), 스테이폴리오 100%(15곳·15곳)였다.

 

위홈과 미스터멘션의 플랫폼 등록 숙소는 각각 5177곳, 3758곳으로 총 8935곳이었다. 유형별로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7360곳, 기타 숙소 1127곳, 농어촌민박 448곳 순이었다. 위홈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4935곳·농어촌민박 65곳·기타 숙소 177곳을, 미스터멘션은 각각 2425곳·383곳·950곳을 등록했다. 플랫폼 등록 숙소와 규제샌드박스 승인·운영 숙소는 집계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문체부는 위홈과 미스터멘션을 확인한 결과 두 플랫폼에서 미등록 불법 숙박시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플랫폼 측은 숙소 게시 전 사업자등록증과 영업허가증 또는 등록증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최근 3년간 미신고·미등록 숙박시설 적발 현황과 등록번호 미기재·허위 등록번호 숙소의 적발 실태를 파악하지 못했다. 원룸·오피스텔 등을 여러 곳 임차해 운영하는 불법 숙박업소의 수와 객실 규모도 집계하지 않았다. 미신고 숙박시설의 단속과 처분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관할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담당한다는 게 문체부 설명이다.

 

◆위홈만 실증성과 제출…숙박 공급 순증 효과도 불명

 

문체부에 따르면 위홈은 2024년 법령 정비를 요청하면서 실증결과를 제출했다. 2020년 7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등록 특례 호스트는 1209명, 확정 예약은 1만8461건, 이용자는 4만4241명이었다.

 

문체부는 위홈 외 특례기업은 사업 준비 또는 실증 진행 단계여서 실증결과보고서와 성과평가 결과가 없다고 밝혔다. 특례 참여 호스트의 과거 영업 이력도 파악하지 못했다. 기존 공유숙박 플랫폼에서 영업하다 옮겨온 호스트와 신규 진입자를 구분할 자료가 없어 특례에 따른 숙박 공급의 순증 효과를 산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위홈은 최초 특례 승인 이후 유효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다. 문체부 자료상 연장 기간은 2022년 7월15일부터 2024년 7월14일까지다. 관련 법령은 특례 유효기간 만료 전 법령이 정비되지 않은 경우 한 차례에 한해 2년 이하로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홈은 올해 5월7일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실증특례 기업에서 공유숙박 임시허가 기업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도시민박 등록업체 3년 새 4배…제도화는 지연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록업체는 2022년 말 2044곳에서 2023년 말 2714곳, 2024년 말 4946곳, 지난해 말 8183곳으로 3년 새 약 4배 늘었다. 객실 수도 같은 기간 5081실에서 6152실, 9320실, 1만3785실로 약 2.7배 증가했다. 이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록 현황으로 공유숙박 전체 시장 규모와는 구분된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KTO)에 따르면 올해 1~8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약 1505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6% 증가했다. 반면 서울의 관광숙박업 등록 객실은 2019년 6만44실에서 지난해 6만2057실로 6년간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집계 대상은 다르지만 관광 수요 증가에 대응한 숙박 공급 다변화가 과제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정부는 올해 2월25일 대통령 주재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내국인 공유숙박 제도화 및 빈집 민박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10월 현재까지 관련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2016년 공유민박업 도입 논의 이후 제도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문체부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이용 대상을 내·외국인으로 확대하고 연중 상시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사업자의 실거주 의무는 유지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관련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김재원 의원실 제공

◆농어촌 빈집은 실거주 규제 완화…도시민박은 유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12개월 이상 비어 있는 농어촌 주택을 소유자나 운영자가 실제 거주하지 않더라도 민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등록·안전점검·보험 가입·교육 등 별도 관리기준을 갖추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반면 현행 ‘관광진흥법’에 따른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사업자의 실제 거주를 전제로 한다. 문체부는 비거주 시 위생·안전관리와 재해 발생 때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실거주 요건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본 도쿄도 오타구와 미국 내슈빌 등이 비거주형 숙박 운영에 등록·관리·안전 요건을 두는 사례로 거론된다.

 

김재원 의원은 지난해 8월12일 관광특구와 빈집밀집구역에 한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실거주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국 일괄 완화 대신 관광 수요와 지역 여건, 안전관리 가능성을 고려해 적용 가능한 지역부터 규제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김 의원은 “공유숙박 제도화는 10년째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며 “변화한 관광 수요를 제도권 안에서 수용하면서 안전과 주민 생활환경을 함께 관리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어촌 빈집은 안전관리 기준을 전제로 실거주 규제를 완화하면서 도시민박에는 여전히 실거주 의무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관리책임자 지정과 긴급대응체계 등 실거주 의무를 대체할 구체적인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4일 개최한 숙박정책 토론회에서도 공유숙박과 지역 체류형 관광의 연계를 강조했다. 관광객이 지역에 오래 머물며 소비하도록 관광자원과 숙박을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체부에는 규제 개선 방안 마련을, 한국관광공사에는 지역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한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