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보이스피싱 ‘010’으로 조작… 대구서 불법 중계기 운영 17명 검거 [사건수첩]

해외 사기전화(보이스피싱)를 국내 ‘010’ 번호로 둔갑시켜 억대 사기 범행을 도운 불법 중계기 운영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과거에 주로 쓰이던 대형 장비인 ‘심박스(SIM Box)’ 대신 ‘아이폰 단말기’를 중계기로 활용하는 신종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경찰청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방조 혐의로 17명을 검거하고, 총책 A(20대)씨 등 7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로 활용한 ‘아이폰 단말기’. 대구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대구 시내 빌라와 숙박업소 등 13곳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운영하며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해외 콜센터에서 걸려 오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국내 피해자들이 의심 없이 받도록 ‘010’ 휴대전화 번호로 바꾸어 연결해 주는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인들이 국외 발신 번호나 '070' 인터넷 전화는 잘 받지 않지만, '010' 번호는 쉽게 신뢰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 같은 수법에 속은 피해 금액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3억4000만원 상당에 달한다.

 

이들은 해외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움직였으며, 국내에서 중계기를 관리하는 대가로 하루 20만~30만원의 고액 수당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단속 과정에서 범행에 사용된 라우터, 휴대전화, 심(SIM)카드, 노트북 등 약 3500점에 달하는 불법 통신 장비를 압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