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대 동해 오징어 어획량 ‘0’ 될 수도…수온 상승에 방어 덮쳤다

국립부경대, 30여년간의 관측 데이터 분석
온난화·라니냐발 해양열파·방어 유입 맞물려
“주변국과 선제적 기후 적응형 공동 관리 시급”
지난 8월 서울 시내 대형마트 수산물 매대에서 한 시민이 오징어를 집어들고 있다. 뉴시스

 

기후변화 영향으로 2040년대 동해 오징어 어획량이 사실상 ‘0’에 수렴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국립부경대에 따르면 해양공학과 김경회·이인철 교수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해양 열파가 동해 살오징어 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1993년부터 2025년까지의 관측 자료를 분석해 동해 오징어 어업 붕괴를 초래한 ‘3가지 연쇄 경로’를 입증했다.

 

우선 장기 온난화가 오징어의 서식 환경을 만성적인 위기로 몰아넣었다. 동해 주요 어장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가 0.051도씩 꾸준히 상승해 오징어가 살기 힘든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여기에 심화되는 해양 열파도 어업 교란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팀은 6~7월 초여름 적도 태평양의 라니냐가 강화되면 남해의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가을·겨울철 대한해협을 통한 난류 유입이 급증하는 ‘대기-해양 원격상관’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오징어가 남하하는 9월 주요 어장 수온이 평균 24.4도까지 치솟으며 오징어의 적정 수온 범위(13~23도)를 훨씬 넘게 된다.

 

기후 강제력이 동해 생태계에 미치는 연쇄적 영향. 국립부경대 연구팀 제공

 

포식성 어류인 방어의 급격한 유입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30도의 따뜻한 수온을 선호하는 방어가 동해로 대거 몰려들면서, 수온 상승과 포식자의 등장이 오징어에게 이중으로 타격을 입힌 셈이다.

 

실제로 1999년 최고 22만5122톤을 기록한 국내 오징어 어획량은 2024년 1만3546톤, 지난해 3만1006톤에 머물렀다. 구체적으로 1993~2025년 오징어 어획량은 연평균 6264톤씩 감소한 반면 방어 어획량은 연평균 440톤씩 증가했다.

 

기후 모델을 통한 예측 결과도 우려스럽다. 탄소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동해 살오징어 어획량이 2043년쯤 사실상 ‘0’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중위 배출과 저배출 시나리오에서도 제로 상태 도달 시점은 각각 2045년과 2048년으로 불과 몇 년 늦춰지는 데 그쳤다. 이는 생물학적 멸종이 아닌 상업적 붕괴 상태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오징어 자원 감소만이 아닌 해양 생태계의 비가역적 구조 재편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가 국가 간 해역을 넘나드는 만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주변국과의 공동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연구팀은 “동해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온난화를 겪는 지역 중 하나로, 조기 경보를 보내는 실험실 역할을 한다”며 “선제적이고 기후 적응적인 관리 체계가 부재할 경우 전 세계 타 주요 해양 생태계도 유사한 연쇄적 어업 고갈에 점점 더 취약해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