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도 놀란 추미애 ‘나치’ 비유… 김지용이 내놓은 답변

野 박상웅 의원, 秋 ‘아이히만’ 비유 거론하며
김 후보자에게 “치명적 문제 있나” 해명 요구

金 “일부 모욕적 표현이라는 점에 대해선 인정
중수청장 직책의 무게 강조한 발언으로 이해”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가 자신을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과 ‘밀정’에 빗댄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발언에 대해 “모욕적인 표현”이라면서도 직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받아들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추 지사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김 후보자의 입장을 물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왼쪽),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연합뉴스

박 의원은 “당시 법무부 장관을 하고 어쨌든 한솥밥을 먹은 가족 같은 분이 우리 후보자에 대해서 밀정이다, 나치 전범과 같다, 아이히만과 같다, 이런 극단적인 표현을 쓸 수 있느냐. 우리는 야당이라도 깜짝 놀란다”며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일부 모욕적 표현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도 “그것이 다 중수청장이라는 자리의 무게감과 중요성 때문에 하신 말씀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두 사람의 과거 인연도 언급됐다. 박 의원이 추 지사의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을 묻자 김 후보자는 “제가 검사장 승진할 때 추미애 장관이셨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추 지사가 법무부 장관이던 2020년 8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수원지검 1차장에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박 의원은 당시 추 장관에게 특별히 미움을 살 만한 일이 있었느냐고도 물었지만, 김 후보자가 답하지 않으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026년 9월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의 평범성과 중수청장 후보 김지용, 기억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캡처

추 지사의 김 후보자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은 지난 9월부터 이어졌다. 그는 9월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의 평범성과 중수청장 후보 김지용, 기억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리고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당시 추 지사가 아이히만을 언급한 직접적인 계기는 김 후보자의 과거 수사 지휘 책임에 대한 해명이었다.

 

김 후보자는 앞서 9월14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의 수사 지휘 라인에 있었던 점에 대해 “자신은 일관되게 의견을 밝혔지만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어서 뜻이 관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이 같은 해명을 문제 삼으며 “나치 정권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던 아이히만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또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개념을 언급하며 공직자가 자신의 책임을 상부의 결정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추 지사는 특히 2020년 이른바 ‘채널A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정진웅 검사가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일도 문제 삼았다. 당시 서울고검 차장검사였던 김 후보자가 해당 사건 기소에 관여했으며, 이후 정 검사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한동훈 전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이뤄지지 않고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된 과정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징계 청구에 반대하는 검사장급 간부들의 공동성명에 김 후보자가 이름을 올린 점도 거론했다. 추 지사는 이러한 행적을 근거로 김 후보자를 ‘밀정’이라고 표현하며 초대 중수청장으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 지사는 인사청문회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자신이 법무부 장관 시절 김 후보자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데 대해서는 “승진 발탁했다고 그 사람 전체를 보증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청문회를 잘하고 싶으면 저를 증인으로 불러달라.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행안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김 후보자는 지난 9월14일 기자들과 만나 ‘친윤 검사’라는 주장에 대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첫 검찰 인사에서 좌천됐다”며 “특정인과 가깝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행정안전부도 지난 9월17일 추가 검증 결과를 발표하며 “김 후보자가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에서 기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당시 관련 사건의 기소 지휘 라인에 있었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행안부는 또 “김 후보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친인척이 형사고발된 사건에서 기존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재수사를 명령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