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의 한 화학업체에서 인화성 물질을 옮기던 중 큰불이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변에 석유화학업체와 대형 공사 현장이 밀집해 있어 작업자 등 70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울산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는 화학업체가 밀집한 산업단지에서 한 사업장의 사고가 주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여줬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1분쯤 울산 울주군 온산읍의 한 화학제품 제조업체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업체가 인화성 물질인 톨루엔을 출하하기 위해 저장탱크와 연결된 배관을 이용해 200ℓ 드럼통으로 옮기던 중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은 이후 주변 야적장 등으로 번졌다.
톨루엔은 인화점이 섭씨 4도 정도로 낮은 인화성 물질이다. 증기가 공기와 일정한 농도로 섞인 상태에서 점화원이 생기면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곳은 석유화학 관련 시설이 밀집한 온산국가산업단지 안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는 대한유화 울산공장과 대형 석유화학 설비를 건설하는 샤힌프로젝트 공사 현장 등이 있다.
화재 당시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샤힌프로젝트 공사 현장 등의 작업자 7000여명이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했다. 불이 난 업체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13명도 대피하면서 다행히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소방당국은 오전 10시 4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관 등 109명과 헬기·소방장비 71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울주군도 오전 10시 15분쯤 주민들에게 안전안내문자를 보내 화재 사실을 알리고 현장 주변 차량을 통제했다.
불은 발생 4시간 만인 오후 1시 50분 완전히 꺼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발화 원인과 재산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화재가 공단 긴급 대피로 이어진 배경에는 울산의 높은 화학산업 밀집도가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제6차 화학물질 통계조사’에 따르면 2024년 울산의 화학물질 제조량은 1억6050만t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으며, 국내 전체 제조량의 26%를 차지한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사업장이 한 지역에 집중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면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한 초기 대응과 피해 확산 방지가 중요하다”면서 “관계기관 및 사업장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