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마리나·해양치유…’ 전북도 ‘해양레저관광’ 5조원대 청사진, 민간투자 실현이 관건 [지방자치 투데이]

‘새만금신항·부안·고창’ 3대 축 육성
단계별 사업 총사업비 5조6530억원
민간투자 4조8259억원, 85% 차지
전북 해양관광 소비 전국 2.1% 그쳐
체류·지역 소비 늘릴 기반 구축 과제

전북도가 새만금신항 크루즈 관광과 부안 궁항 마리나항만, 고창 해양치유센터를 핵심 축으로 해양레저관광 산업화에 나선다. 고군산군도와 김제 심포, 고창까지 관광 거점을 넓혀 숙박·음식·레저·문화 콘텐츠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단계별 사업계획에 담긴 총사업비는 5조6530억원 규모지만, 이 중 민간투자가 4조825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해 실제 투자 유치와 사업 실현 여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전북도가 부안군 궁항 일원에 추진하는 마리나항만 개발 사업 조감도. 전북도 제공

전북도는 군산 고군산군도와 김제 심포 일원에 복합해양관광거점을 조성하고 사계절 해양레포츠와 해수욕장 활성화를 추진해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지역 내 소비를 함께 늘리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전북의 해양관광 소비 규모는 8368억원으로 전국 38조9208억원의 2.1%에 머물렀다. 도내 마리나 업체는 5곳, 수상레저 사업장은 24곳이다. 해양자원은 풍부하지만 이를 숙박과 음식, 체험, 쇼핑 등 지역경제 전반으로 연결하는 산업 기반은 아직 미흡하다는 게 도의 판단이다.

 

전북도가 제시한 단계별 사업 계획상 총사업비는 5조6530억원이다. 재원별로는 민간 4조8259억원, 국비 4981억원, 도비 1269억원, 시·군비 1959억원이다. 민간 자본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계획에 포함된 사업비 전체를 확정 투자액으로 보기는 어렵다. 공모 선정과 예비타당성조사, 민간사업자 유치, 인허가 등 개별 사업의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사업별 추진 단계와 재원 확보 상황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성이 대두된다.

전북도가 제시한 서해안 해양관광벨트 청사진.

우선, 새만금신항 크루즈 관광은 비교적 구체적인 추진 일정이 제시된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신규 크루즈 기항지로 선정된 새만금신항은 최대 22만t급 크루즈선 접안이 가능하며, 내년 하반기 시범 기항과 2028년 하반기 정식 기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는 2027∼28년 국비와 지방비 각 40억원씩 총 80억원을 투입해 세관·출입국·검역(CIQ) 시설 등 승객 수용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건은 크루즈선 입항에 따른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에 남기는 것이다. 도는 고군산군도와 군산 근대문화유산 등 관광지를 연결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숙박·음식·쇼핑으로 소비가 이어지도록 관광업계와 협력할 방침이다. 승객 3000명 기준, 한 차례 기항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8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실제 효과는 기항 횟수와 관광객의 체류 형태, 지역 내 소비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안 궁항 마리나항만은 민간투자 987억원을 투입해 요트 131척을 수용하는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해상 계류시설 36척과 육상 계류시설 95척, 클럽하우스 등을 갖출 계획이다. 현재 제삼자 제안 공고와 사업자 선정 등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며, 2029년 착공이 목표다. 마리나항만이 요트 계류 기능에 머물지 않으려면 해양레저 체험과 숙박·음식, 주변 관광지를 결합해 지속적인 소비를 만들어내야 한다.

새만금 신항 조감도. 전북도 제공

고창 해양치유센터는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300억원을 투입하는 공공 기반 시설 사업이다. 내년부터 2031년까지 고창군 해리면 일원에 6000㎡ 규모로 조성하며, 갯벌과 해수를 활용한 치유 시설과 연구·교육시설, 야외 치유공간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해양 치유를 체험·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고 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의 참여를 끌어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높이는 것이 과제다.

 

고군산군도와 김제 심포는 대규모 복합관광 개발 구상에 포함됐다. 고군산군도 신시·야미 관광레저용지 개발계획은 호텔·리조트와 인공 해변, 상업시설 등을 포함해 총 2조2818억원 규모다. 김제 심포 일원에서는 2027∼31년 1354억원 규모의 국립해양도시과학관 건립이 계획돼 있지만,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2031∼36년 2732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구상한 심포 마리나항만 역시 추가적인 검토와 절차가 필요하다. 계획 규모가 큰 만큼 사업 확정 여부와 재원 조달, 실제 착공 시점을 구분해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 김제시 진봉면 심포항 일원에 조성할 국립해양도시과학관 조감도. 전북도 제공

사계절 관광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기반 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군산 오션팔레트는 올해 7월 문을 열었고, 완주 구이 수상레포츠안전센터는 지난달 개관했다. 도는 기존 국제요트대회와 카누·카약·패들보드 체험 등을 활용하고, 야간 관광과 문화·미식 콘텐츠를 연계해 여름철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분산할 계획이다.

 

결국 전북 해양레저관광 사업의 성패는 시설의 개수나 계획된 투자 규모보다 관광객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고 지역에서 얼마나 소비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의 민간투자를 실제 착공과 운영으로 연결하고, 지역 업체가 관광상품과 서비스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도는 내년 해양레저관광 진흥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추진체계를 강화해 관광 거점 간 연계와 산업 육성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의 바다와 섬을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자원을 넘어 지역경제를 이끄는 성장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크루즈·마리나·해양 치유 등 핵심 산업과 지역별 관광 거점을 연결해 도민과 지역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체류·소비형 해양레저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