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정교하게 관절을 움직인다. 계단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자율주행 로봇은 관람객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영화 속 구상이 현실이 된 첨단 기술의 향연이 경기 수원시를 뜨겁게 달궜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주관하는 ‘2026 경기 스타트업 서밋(G-SUMMIT 2026)’이 1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그레이트 이노베이션(Great Innovation)’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을 이끌 혁신 스타트업 162개사와 유관기관 22곳 등 총 184개 기업·기관이 참가했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밋업존(Meet-up Zone)’에선 첨단 기술 전시를 넘어 실질적 투자 유치와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미팅이 이어졌다. 해외 42개사를 포함해 총 160여명의 국내외 투자자가 집결한 가운데, 행사 기간 480건에 달하는 일대일 맞춤형 투자 상담이 진행된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액셀러레이터인 ‘플러그앤플레이 벤처스’를 비롯해 유럽의 ‘라케스타’, 일본 ‘SBI인베스트먼트’, 영국 재규어랜드로버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인모션 벤처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투자가들이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수원을 찾았다.
개막식에 참석한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전국 벤처기업 세 곳 중 한 곳이 도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매일 195개의 기술창업기업이 탄생한다”며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과 투자자, 스타트업과 대기업, 나아가 도의 혁신 기업과 세계 시장이 잇닿는 전진기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안팎에서 함께 껍질을 쪼아야 한다는 성어인 ‘줄탁동시(啐啄同時)’를 인용하며 행정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내부에서 혁신의 노력을 다한다면, 도는 밖에서 껍질을 함께 두드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한 신기술 실증·사업화 지원부터 해외 공동연구, 글로벌 네트워크 연결, 대·중견기업과의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추 지사는 미래 산업에 대한 장기 투자 기반으로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 구상을 구체화했다. “연구개발(R&D)과 소재·부품·장비처럼 단기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국가적 생존이 걸린 분야에 긴 호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공공 메커니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이번 서밋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투자 계약과 기술 협력,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도의회 차원에서도 정책·제도적 기반을 탄탄히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선 뇌과학자인 정재승 카이스트(KAIST) 교수와 김녹원 딥엑스 대표, 레자 카제이 플러그앤플레이 벤처스 투자디렉터의 기조연설과 함께 스타트업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 라운지, 투자 경연인 ‘G-Star 오디션’ 결선 등 다채로운 지원 프로그램이 함께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