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등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원인 한강 일부 수계에서 수질 측정이 1년 가까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질 오염을 24시간 감시해야 할 국가수질 자동측정망이 장비 고장 등으로 장기간 ‘먹통’이 된 탓이다. 전국에서도 최근 5년간 자동측정망이 멈춘 사례가 2200건을 넘었고, 전체 장비의 절반 이상은 내용연수를 초과한 노후 장비였다.
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국가수질 자동측정망이 작동하지 않은 사례는 총 2253건이었다. 이 가운데 장비 고장에 따른 중단이 1163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국가수질 자동측정망은 주요 하천과 호소(호수와 늪)의 수질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오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취·정수장 통보와 방제활동을 돕는 체계다. 수온과 수소이온농도(pH), 용존산소, 총유기탄소 등이 기준치를 벗어나면 경보를 전파한다. 현재 전국 77개 국가측정소가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측정소에서 수질 측정 공백이 수개월에서 1년 가까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모든 측정 항목이 멈춘 사례만 937건이었다. 한강 수계에서는 청미천 측정소가 324일간 수질을 측정하지 못했고 달천 308.4일, 충주 300.3일, 한탄강 219일 등 장기 공백이 발생했다.
낙동강 내성천 측정소도 312.5일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이 기간 내성천에서는 오염된 준설토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물이 회색빛으로 변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자동측정망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간 측정 공백의 배경에는 장비 노후화가 있었다. 자동측정망 장비 430대 가운데 내용연수 7년을 넘긴 장비가 최소 222대로 절반 이상이었다. 낙동강 수계 적포 측정소에선 2009년에 설치된 장비도 여전히 쓰이고 있었다. 최근 5년간 교체된 장비는 89대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교체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 올해 들어서도 6월까지 교체된 장비는 1대뿐이었다.
김주영 의원은 “국가수질 자동측정망은 필요한 순간 정상 작동하고 정확한 경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장비 노후화와 고장 이력, 수질오염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중장기 정비계획을 마련해 국가 수질감시망의 신뢰성과 현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