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중점조사기획단이 출범 후 첫 사건으로 식품업체의 담합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국내 주요 제분업체들이 사료 원료로 쓰이는 밀가루 부산물의 가격을 8년 넘게 담합한 정황을 포착해 심의에 돌입했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이날 대상과 오뚜기, CJ제일제당 등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수년 동안 가공식품 김치, 두부, 유지류, 선물세트, 즉석밥류, 장류 등의 식품을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 9월1일 공식 출범한 중점조사기획단이 맡은 첫 사건이다. 그만큼 민생과 밀접한 분야의 법 위반 행위가 엄중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중점조사기획단에 관해 “조사역량을 적극 활용해 국민 일상과 맞닿은 민생 밀접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 사무처는 이날 밀가루 부산물 제품 가격 담합에 관한 심사보고서를 피심인들에게 송부했다. 심의 대상에 오른 기업은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 사조대림, 삼양사, CJ제일제당, 한탑 6개사다. 사무처는 6개사가 2017년 4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8년6개월 동안 매월 밀가루 부산물의 판매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관련 매출액은 1조4000억원으로 과징금 부과 기준율(10.5∼15.0%)을 적용하면 최대 21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밀가루 부산물은 주로 사료 원료로 쓰이는데, 6개사의 점유율이 78%에 달한다.
제분사들은 지난 5월에도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67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