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고강도 대출·거래 규제를 시행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잇단 수요 억제책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87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우고 전월세 가격마저 껑충 뛰는 등 규제 약발이 먹히지 않자 정부는 ‘신속한 주택공급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실제 착공과 준공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며 공급 대책도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정부는 대출·거래 규제 및 세제 강화 등으로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동시에 공급을 확대하는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지난해 9·7 대책에서 수도권 135만호 착공 계획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 1·29 대책에선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등 서울 도심 공공부지를 활용해 약 6만호를 공급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반상승하는 ‘트리플 강세’가 이어지자 8·13 대책에선 신규 공공택지 10만가구 이상 확보와 기존 공공택지 8만9000가구의 착공 일정 단축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 착공 목표를 150만호 이상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공급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14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은 8만6739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울의 착공 실적은 2만679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41.1% 증가했지만 경기는 4만8545가구로 23.9% 감소했다.
입주로 이어지는 준공 실적은 더 부진하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준공은 2만5630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9.1% 줄었다.
수도권 전체 준공 물량도 8만75가구로 21.6% 급감했다. 국토부가 8·13 대책에서 제시한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 전망치는 10만5000가구로 과거 10년간 연평균 입주물량(18만3000가구)보다 42.6% 적다.
정부도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100% 계획 물량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연말까지 80∼88%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주택의 유통 물량을 늘리는 단기 대책과 민간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서울시 간 협의가 제대로 될지도 변수다. 양측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규모, 정비사업 활성화, 용산공원 부지 활용 등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홍 장관과 오세훈 시장의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르면 이달 발표될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도 시험대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예고한 신규 공공택지 가운데 7만3000호 규모의 추가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