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환경, 한반도보다 더 넓게 이해”… 중·러 본격 견제 시사

브런슨 “MDTF 배치” 의미는

우주·사이버·전자전 통합작전 부대
주한미군 역할 미래戰 중심 재편
장거리 타격능력 비약적으로 향상
사정권 포함 중·러와 마찰 불가피

브런슨 사령관 일관되게 “배치” 주장
獨 전력 국내로 이전 가능성 제기
고고도 풍선·초지평선 레이더 운용
감시·정찰작전 한반도 넘어 확장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육군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을 다영역특임부대(MDTF)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거론하며서 한반도 대비태세 등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특히 브런슨 사령관은 “한반도 작전 환경뿐 아니라 더 넓은 주변 환경까지 더 잘 이해하고자 한다”고 언급해 MDTF 배치가 북한·중국·러시아까지 고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북아 안보 핵심” 재차 강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 주한미군 제공

MDTF는 지상,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전자전 등 모든 영역에서 실시되는 미 육군의 작전 개념인 다영역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군이 자국의 작전 구역에 접근하는 것을 저지하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쓰고 있다. 이는 서태평양과 유럽 등에서 활동할 미군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이를 사이버전, 전자전, 정보전,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통합적으로 활용해 돌파하는 것이 MDTF다. 미국은 워싱턴주에 있는 육군 1군단에 첫 MDTF를 만들었고, 제2 MDTF는 독일에, 제3 MDTF는 하와이에 각각 배치한 상태다.

브런슨 사령관은 예전부터 한국에 MDTF를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해 8월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MDTF, 특히 (MDTF 예하에서 우주·정보·전자전 등을 수행하는) 다영역효과대대(MDEB)가 여기에 있으면 어떨지 생각한다. 우리의 전장 환경을 더 잘 보고, 감지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미국 육군협회(AUSA) 인도태평양지상군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도 “한국에 MDTF를 배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 육군의 미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MDTF의 한반도 배치 추진은 주한미군의 성격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육군 기계화부대와 포병, 정보 전력 등이 중심을 이루는 대규모 전면전 중심의 전통적 구조를 유지하면서 북한 도발 억제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MDTF가 배치되면 성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MDTF는 사이버·전자전 능력과 더불어 장거리 타격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MDTF는 이란 전쟁에 쓰인 것으로 알려진 프리즘(사거리 500㎞ 이상) 미사일, 미 해군 SM-6·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용하는 타이폰 시스템(사거리 460∼1600㎞), 다크 이글 극초음속 미사일(최대 사거리 4000㎞)을 운용한다. 기존에 미 육군이 보유한 에이태킴스(ATACMS) 미사일 사거리가 300㎞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장거리 타격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셈이다.

한국이 전략적 요충지역임을 강조할 때 뒤집어진 동아시아 지도를 활용한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 지도에서 한반도가 전략적 중심축임이 분명히 드러나며, 이곳에 배치된 전력은 동북아 안정의 핵심 기반을 이루는 요소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미국과 연결되는 한국-일본-필리핀의 전략적 동맹이 북한-중국-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제공

MDTF의 장거리 타격력은 북한보다는 중국·러시아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MDTF가 서해안에 배치된다면 군사적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MDTF가 운용하는 다크 이글 극초음속 미사일은 중국 베이징과 랴오둥반도와 산둥반도 등을 사정권에 넣게 된다. 대기권에서 자유롭게 궤도를 바꾸며 활공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상 방공망이 요격하기가 까다롭다. 서해 및 동중국해로 진출하려는 중국 해군 함정들은 MDTF의 정보 자산에 의해 움직임이 모두 드러날 수 있다. 중국으로선 서해와 동중국해 일대의 해상작전에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MDTF가 아닌 MDEB만 한반도에 배치되어도 국면은 달라진다. 주한미군이 기존에 운용 중인 BD-700 감시·정찰·전자전기 등의 정보 자산에 더해서 MDEB가 배치되면 주한미군 감시·정찰 능력은 한반도 이외의 지역으로 크게 확장된다. MDEB는 정찰위성, 고고도 풍선, 무인기, 초지평선 레이더를 통합 운용해 적군의 움직임을 실시간 감시하고 신호 정보를 수집한다. 전자 방해, 사이버 공격, 정보 심리전도 가능하다. 북한 전역의 군사적 움직임과 더불어 중국 동해안 일대의 군사적 움직임을 정밀감시, 북·중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다크 이글처럼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할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으면서도 북·중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카드가 되는 셈이다.

현재 미군에선 유럽(독일)을 담당하는 제2 MDTF 예하 MDEB 병력의 한국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MDEB 또는 MDTF의 주한미군 배치가 공식화되면 중국이 과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당시처럼 반발할 가능성도 있어서 정부와 군 당국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