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월동 홈플러스 입점 상가에서 흉기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이 범행 전 두 달간 영업방해와 흉기소지 등으로 모두 6차례 경찰 신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일주일 전에는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경찰이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추가 범행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흉기난동 피의자 최모(59)씨는 8월19일부터 인천 계양구 소재 모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이 병원에서 피부 관련 질환 진료를 받은 뒤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합의금을 요구했으며 병원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불만을 품고 시위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1인 시위가 시작된 날부터 9월 말까지 최씨를 6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허위사실 유포, 업무방해 등으로 4차례 신고했고, 지난달 9일에는 최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있다고 2차례 신고했다. 병원 측 관계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최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있어 내원객과 행인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흉기 소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시위 푯말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집에 커터칼이 없어 식칼을 가져왔다”는 최씨 진술을 받아들여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흉기만 회수한 채 현장 종결했다. 최씨는 2004년 9월 인천 부평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중개인에게 불만을 품고 흉기를 휘둘러 처벌받았고, 2007년에는 이혼 후 동거 중이던 전처와의 다툼 끝에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하는 등 전과 10범 이상의 범죄 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최씨가 살인미수 전과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했으나 구속 수사에는 나서지 않았다. 그가 소지한 흉기도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했다. 이를 두고 경찰이 최씨의 재범 위험성, 타인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고려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구속이 어려웠더라도 단속을 강화하거나 스토킹처벌법 적용을 검토하는 등 추가 대응에 나설 여지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병원 앞에서 두 달 동안 시위를 한 것도 현행 스토킹처벌법에 의해 충분히 의율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며 “피해자 보호 관점에서 잠정조치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 요소에 피해자에 대한 보복 가능성, 시민에 대한 위해 가능성 등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는 2023년 신림역·서현역 흉기난동, 2024년 일본도 살인 사건 등 이상동기 강력범죄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4월 신설됐지만, 구속률은 10%대에 그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8일부터 올해 8월31일까지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로 검거된 인원(1164명) 중 구속된 인원은 120명(10.3%)이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날부터 핼러윈데이가 끝나는 다음 달 1일까지를 ‘다중운집장소 특별안전활동’ 기간으로 설정하고 인파가 몰리는 곳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는 등 치안활동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