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 인구전략위원회(인구위) 부위원장이 12일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 사전브리핑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한 청년 돌봄 전문직을 정부가 육성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청년 돌봄 전문직’ 10만 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인데 전문가들은 지극히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지적한다.
인구위는 1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달 인구위로 확대 개편된 뒤 내놓은 첫 5개년 인구 계획이다. 본회의는 2024년 9월 제4차 인구비상대책회의 이후 2년 만에 처음 열렸다.
기본계획은 4대 분야 117개 기본과제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7개 도전과제로 구성됐다. 기본과제는 추진이 결정된 것이며, 도전과제는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구체화해 나갈 과제다.
인구위는 7개 도전과제로 중 하나로 고령화에 따른 돌봄 인력난을 청년 일자리로 풀겠다고 제시했다. AI·돌봄 로봇·보조기구를 다루는 청년 전문 인력을 10만명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양성 목표 기간, 고용 형태 등은 향후 관계부처 협의 사항으로 남겨놨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1차관은 양성·실증사업이 종료되는 2028년 이후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디지털 친화성을 살려 돌봄 현장과 기술을 잇는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효성에 관해 김 부위원장은 “이들이 지역에 배치되면 (노인) 삶을 바꿀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청년들이 돌봄 전문직을 통해 지역에 배치되면 일단 지역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돌봄 노동 종사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요양 보호사들 연봉 수준은 2400에서 3500만원”이라며 “돌봄 전문직으로 모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건지 방안은 가지고 있는데, 공무원이 하자는 말까지 나온다”며 “우리가 그렇게 의견을 내기는 어렵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회의적이다. AI를 접목한들 돌봄 일자리의 처우와 사회적 평가가 지금과 같다면 청년들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구직이 절박한 청년 심리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조 위원은 “전 정권에서 돌봄 일자리를 외국 인력이 메우도록 했는데 이제는 그 대상이 청년이 된 것 같다”며 “제가 청년이라면 당황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일자리 질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AI만 붙인다고 청년에게 매력적일지 의문”이라며 “AI를 다루는 산업이 확대된다고 했을 때 다른 산업에서 일하는 게 더 좋은 대우와 사회적인 인정을 받는다면 굳이 돌봄 영역으로 올 필요를 못 느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