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에너지를 제외한 주요 품목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확인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6%)를 0.1%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전월(3.4%)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0.3%포인트 확대됐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각각 시장 전망치인 2.5%, 0.2%를 0.1%포인트씩 웃돌았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에너지 가격이다. 9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9.1% 뛰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4.2% 급등했다. 연료유 가격도 전월 대비 15.3%, 전년 동월 대비 74.2% 올랐다. 휘발유와 연료유 등을 포함한 에너지 상품 가격은 전월 대비 9.3% 상승했다.
물가 상승세는 에너지 이외 품목에서도 나타났다. 항공료(1.2%)와 중고차·트럭(0.7%), 교육비(0.6%), 의류(0.3%) 등이 일제히 올랐다. 주거비 역시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너지 가격 급등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 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에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미 동부시간 오전 9시28분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8.7bp(1bp=0.01%포인트) 오른 5.304%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도 12.3bp 상승한 4.916%를 나타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도 힘이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한 10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22.1%에서 물가 발표 직후 51.5%로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에너지발 물가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고물가에 따른 가계의 생활비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안정 문제가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