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던져 막았다” 인천 흉기난동 제압한 ‘시민 영웅들’…포상 추진

시민들, 의자 등으로 맞서…난동범 제압후 양손에 묶인 흉기 풀어내
박찬대 인천시장 “정부 차원 포상 건의”…인천시 자체 포상도 검토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당시 피의자를 제압해 추가 피해를 막은 시민들이 포상을 받을 전망이다. 인천시는 시민들의 용기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정부 차원의 포상을 건의했다.

 

의자로 흉기난동범 제압하려는 시민들. 연합뉴스(인천경찰청 제공)

박찬대 인천시장은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인천경찰청을 방문해 사건 경위와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피의자 검거에 기여한 시민 2명에 대한 정부 차원의 포상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인천시도 두 분께 감사를 전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자체 포상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다치신 분들의 회복이 먼저”라며 “시민 여러분이 일상을 안심하고 이어갈 수 있도록 인천시가 경찰과 함께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경찰도 당시 철제 의자 등을 들고 피의자와 맞선 시민 2명 외에도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피의자 제압에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정확한 인원수를 파악하고 있다. 이들에게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서 더 큰 피해를 막는 데는 위험을 무릅쓰고 피의자를 제지한 시민들의 대응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1시40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 상업시설 식당가에서 A씨(59)가 흉기를 휘둘러 여성 이용객 등 시민들을 공격했다. A씨는 음식 주문을 위해 줄을 서 있던 여성을 여러 차례 찌르고 다른 여성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두 여성을 공격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초도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식당에서 일하던 이모씨(35)는 손님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쟁반을 던지며 A씨에게 달려들었다. 양손에 흉기를 고정한 채 휘두르는 A씨와 대치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이씨는 의자를 방패 삼아 맞섰고, 다른 시민들도 제지에 힘을 보탰다.

 

A씨가 이동하며 범행을 이어가자 이씨는 뒤쫓으면서 주변 시민들에게 “도망가라”, “경찰에 신고하라”고 외쳤다.

 

식당가에서 식사하던 나모씨(30대)도 제압에 가세했다. 사방에서 비명이 들리는 가운데 A씨의 난동을 목격한 나씨는 곧바로 의자를 들고 피의자를 막아섰다.

 

A씨는 주차장이 있는 3층으로 이동하면서 또 다른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씨와 나씨 등은 A씨를 쫓아가 의자로 밀어붙이며 범행을 저지하려 했다. A씨의 퇴로를 차단하기 위해 4층에서 3층으로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는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올라 4층으로 향했다. 영화관이 있는 4층으로 올라가려던 A씨를 발견한 신씨(20대)씨는 주변에 있던 의자를 던져 제지했다.

 

신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화관을 찾은 어린이와 여성 이용객이 많다는 생각에 의자를 들고 A씨에게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A씨의 뒤통수를 향해 의자를 힘껏 던졌고, 의자에 맞은 A씨는 한동안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가 아래층 시민들에게 A씨를 붙잡으라고 외치자 주변 시민들이 쓰러진 A씨를 의자로 눌러 제압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이 A씨를 검거했다.

 

신씨는 “나중에 뉴스를 보고 이 남성이 보이는 사람을 다 찌르고 다녔다는 것을 알았다”며 “4층에 올라왔다면 저희도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아이들이 너무 많기도 했지만 저도 살고 싶어서 한 행동”이라며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식당을 운영하는 신모씨(60대)도 A씨를 의자로 제압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연합뉴스에 “누군가 던진 물건에 맞은 범인이 충격을 받고 넘어진 사이 의자로 범인을 눌러 제압했다”며 “전국에서 반복되고 있어 무서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를 넘겨받아 검거했다. 

 

시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피의자를 막아선 이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X(옛 트위터) 이용자들은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막상 흉기를 본 사람한테 다가가는 것도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용기 있는 행동이다”, “평범한 시민이 의자 하나로 몸을 던졌다.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런 분들이 진정한 영웅이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인천경찰청에서 이날 대형마트에서 발행한 흉기 난동 사건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편 이번 흉기난동으로 시민 8명이 좌상 등 상처를 입었으며, 이 가운데 20대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사건 당일 오후 인천경찰청을 방문해 수사 상황을 점검하고 강력범죄 예방과 신속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당부하고 피해자들의 치료와 회복, 신변 보호 등 필요한 조치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며 “무고한 시민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강력범죄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