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딸 '허위 스펙' 중수청 재고발… “수사 처음부터”

제3자뇌물·증거인멸 등 혐의 제기
노트북 50대 기부·논문 대필 의혹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의 이른바 ‘허위 스펙’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한 의원 부부 등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경찰 수사가 사실상 한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는 데 그쳤다며 의혹 전반을 처음부터 다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의원과 배우자 진은정씨 등을 제3자뇌물, 증거인멸 교사, 업무방해, 사문서 위조·행사 등의 혐의로 중수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주미한국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 제공, 연합뉴스

단체는 한 의원 부부가 딸의 대학 진학을 위한 이른바 ‘스펙 쌓기’를 목적으로 기업으로부터 노트북 50대를 후원받아 복지관에 기부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 의원 딸이 해외 학술지 등에 제출한 논문에 표절·대필 의혹이 있고, 실제로 하지 않은 봉사활동을 한 것처럼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 의원이 딸 관련 보도가 나온 뒤 미국 매체에 실린 딸의 인터뷰 기사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관련 의혹은 2022년 처음 고발됐지만 경찰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023년 12월 한 의원 가족의 논문 대필과 허위 봉사활동 등 의혹에 대해 혐의없음 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했다.

 

당시 경찰은 노트북 기부가 기업의 자발적인 결정이었고 한 의원 부부의 관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봉사활동 관련 허위 자료 제출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2024년 6월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역시 재수사를 요청한 고발인 측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의원은 2022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딸의 논문 관련 의혹에 대해 습작 수준의 글이며 입시에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단체는 경찰이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김한메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 대표는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경찰이 1년 8개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불송치 이유서를 보면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수사가 아니라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를 직접 소환하지 않고 공문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도 내놨다.

 

김 대표는 경찰이 아닌 중수청에 고발하는 이유에 대해 “재수사도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처음부터 해야 한다. 아예 처음부터 수사한 적이 없다”며 “한국3M 관계자들을 불러 노트북 기부 경위 등을 처음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수사기관이 스스로 수사 결과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중수청에 고발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날에는 민생경제연구소 등이 한 의원의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검찰이 경찰의 국제형사사법공조 요청을 상급 기관에 송부하지 않은 경위와 관련해 경찰청과 중수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어제 민생연구소에서 한 건 직권남용이고 우리가 하는 건 이 사건 자체”라며 이번 고발이 기존 허위 스펙 의혹 자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