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 난동범, 22년 전 첫 범행…살인미수에도 집행유예

인천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불특정 시민들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벌여 8명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이 과거에도 세 차례 흉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첫 살인미수 범행 당시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반복된 범죄에도 중형을 피했지만, 결국 또다시 무차별 흉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관련 사건 판결 내용 등에 따르면 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최모(59)씨는 2004년 처음으로 살인미수 범행을 저질렀으나 실형을 면했다.

 

당시 최씨는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 보증금 900만원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자신에게 집을 소개해 준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을 상대로 범행했다.

 

최씨는 양말 속에 과도를 숨긴 채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아가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할 때까지 기다린 후 피해자 뒤로 접근해 어깨와 가슴 부위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1심 재판부는 최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최씨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이 고려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됐다.

 

이후에도 흉기를 이용한 범행은 이어졌다. 최씨는 2007년 동거하던 여성 B씨와 술을 마시던 중 다툼을 벌였다.

 

당시 B씨가 먼저 과도로 공격하자 최씨는 흉기를 빼앗아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B씨 역시 최씨에게 상해를 입혔고, 두 사람이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최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두 번째 흉기 범행에서도 실형을 피한 것이다.

 

최씨는 이후 B씨와 혼인신고를 했으나 이혼했고, 2015년 재결합을 거부하는 B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B씨의 팔과 손, 심장 부위 등을 향해 수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삼단봉으로 최씨의 팔을 내리쳤지만, 최씨는 흉기를 놓지 않고 계속해서 B씨를 공격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최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으며 최씨의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출소 후 10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당시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도 최씨는 14점을 받아 '높음 수준'으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최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 당시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수십 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정신과적 문제와 범행 당시 음주 상태 등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징역형을 마치고 출소한 최씨는 결국 지난 13일 또다시 흉기를 들었다.

 

지난 13일 오후 최씨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일면식도 없는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최씨의 전자발찌 부착 종료 예정일은 2029년 2월 23일로, 이 당시에도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이 사건으로 시민 8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19세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심장박동은 회복했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기계호흡에 의존하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다른 피해자 5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비교적 부상이 가벼운 2명은 통원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14일 최씨에 대해 살인미수와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과거 살인미수 범행과 반복된 흉기 범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 재범 위험성에도 최씨가 다시 불특정 시민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면서, 재범 방지와 위험성 평가 및 관리 체계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