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탐지 능력 공동으로 연결 정보 공유는 안보 협력의 토대 미국의 우려 반드시 해소하고 독자적 수집·분석 역량 겸비를
이번 국정감사를 전후로 한·미 정보 협력상의 불협화음이 여러 경로를 통해 드러났다. 이 문제를 심각한 동맹의 위기로 비화하는 것은 동맹 관리상 적절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를 부차적인 외교 문제로 축소해서도 안 된다. 정보 공유는 동맹 공약이 실제 안보 협력으로 이어지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동맹은 함께 방어하겠다는 공약이다. 그러나 무엇이 위협인지, 얼마나 임박한 위협인지,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공통의 기반이 없다면 그 공약은 실행되기 어렵다. 최신 전투기와 미사일만으로 한·미 연합 방위 능력을 평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예컨대 북대서양조약기구는 공동의 정보·감시·정찰 체계를 적시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단이자 억제와 방위의 핵심 요소로 규정하였다. 동맹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는 것과 이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인 것이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
2023년 12월 가동된 한·미·일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가 이러한 측면을 보여준다. 이때의 정보 공유는 각국의 탐지 능력을 공동 대응으로 연결하는 수단이다. 이 체계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정보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정보가 적시에 전달되는 것도 중요하다. 위협을 탐지한 뒤 정보 확인과 전달에 시간을 허비한다면 대북 대응 선택지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보 공유는 동맹국의 판단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예컨대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 한국은 한반도 위기 조성 시도로, 미국은 이를 대미 협상을 위한 압박으로 해석한 후, 서로 다른 판단의 근거를 교환하지 못한다면 미국의 자제 요구는 한반도 방어 의지 약화로 오인될 수 있고, 한국의 강화된 대비 태세는 불필요한 확전 위험으로 비칠 수도 있다. 위협에 대한 견해 차이가 동맹국 간 불신과 오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같은 결론을 강요하기보다, 서로의 판단 근거를 검토하고 대응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한·미 동맹의 내구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2009년과 2018년에도 미국과의 정보 협력이 제한된 적이 있다고 해서 이번 사례를 단순 마찰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왜 2009년과 2018년, 그리고 2026년이라는 시점에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어 발생하는지 정부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현 정부가 ‘굴종과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번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상당히 시대착오적이며 논점을 벗어난 것이다. 현재의 국제관계 속에서 그 어떤 국가도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다. 동맹 협력을 통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위와 같은 현 정부의 태도는 과연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는지 되묻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미국의 정보 협력 제한이 발생한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태도는 트럼프 행정부로 하여금 이번 마찰을 한·미 간 다른 현안에서의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게끔 만들 가능성이 높다.
정보 협력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몇몇 고위급 인사 교체만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려 지점을 공유하고, 사실 확인과 협력 체계 복구를 위한 관계 기관의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보 협력은 기본적으로 동맹의 틀 안에서 이뤄져 왔다는 점을 상기하고, 동맹 협력 전체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이와 더불어 한국이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독자적인 정보 수집 및 분석 역량이다. 또한 한국이 독자적인 정보 역량을 만들어 가는 것과 한·미 동맹 차원의 정보 협력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역량이 있어야 동맹 협력에서의 자율성과 주도성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정보 협력은 양국의 정보를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공유하고 양국의 판단이 공동의 결정에 반영될 수 있는 상호 호혜적 정보 협력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