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성숙 국무총리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주재한 비공개 만찬에서 정부 부처 일부 장관이 국무회의 생중계 범위를 줄여달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생중계 상황에선 치열한 토론을 하기 어렵고 논의 중인 사안이 노출돼 정책 혼선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자리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절제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위원조차 불편을 토로하는 만큼 국무회의 생중계 방식과 범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재명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주권자인 국민에게 국정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부 정책에 국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국무회의를 생중계해 왔다. 과거 대통령 모두발언 정도만 공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보고뿐만 아니라 이후 토론까지 모두 생중계했다. 급기야 생중계 시간이 최장 4시간까지 늘기도 했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이 높아졌고 일부 국민 참여도 늘었다. 산하기관 업무보고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주관하는 회의도 속속 생중계가 도입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국무위원의 말처럼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는 게 중론이다. 생중계 상황에서 내실 있는 정책 토론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방송 카메라 앞에서 장관들이 대통령에 대놓고 반대 의견을 내놓기 쉽지 않다. 결국 현실적으로 트집이 잡히지 않을 보고에 치중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확정되지 않거나 충분히 숙의되지 못한 사안이 추진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면서 국민 불안만 키운 측면도 적지 않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14세에서 13세로 낮추자는 공론조사가 이 대통령의 “너무 미약하지 않으냐”라고 지적하면서 사실상 무력화됐다. 심지어 대통령이 농지투기 문제를 언급한 뒤 대대적인 농지 전수조사를 추진하려다 농민들의 거센 반발로 후퇴했다. 국가 정책의 신뢰가 곤두박질친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기관장을 면박하는 모습도 볼썽사납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SNS 글 게시가 잦다는 정치권 일각의 비판에도 대민 소통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등 대국민 소통 방식을 다양하게 바꿔야 한다. 국무회의 역시 모두발언이나 일부 토론만 생중계한 뒤 비공개로 전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의혹이나 논란이 있는 사안은 놔두더라도, 모든 정책 토론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