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김도영 vs 승부사 오스틴 ‘거포 대전’

KIA·LG 준PO 17일 개막

역대 가을 맞대결 2승2패 ‘팽팽’
KIA, 최근 LG 상대 7연승 질주
마운드 선발 ‘믿을맨’ 4명 탄탄
LG는 외야 수비 박해민 존재감
목 디스크 손주영 출전 미지수

이번 가을 누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해결사인지를 가리는 승부가 펼쳐진다. 최근 3년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나눠 가졌던 KIA와 LG가 이번엔 17일 오후 2시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1차전을 시작하는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에서 자웅을 겨룬다. 특히 두 팀의 대결은 KIA 김도영과 LG 오스틴 딘 두 거포의 한방 승부에 관심이 쏠린다.

 

2024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통합 우승한 KIA와 2023년과 2025년 통합 챔피언에 오른 LG가 가을야구에서 만나는 것은 전신 해태와 MBC를 포함해 이번이 다섯 번째다. 1983년과 199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모두 당시 해태가 승리했다. 2002년 플레이오프와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LG가 웃었다.

 

올해는 정규리그 최종일인 지난 12일 KIA가 LG와 벌인 3위 결정전에서 승리해 준PO에 직행했다. LG는 14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두산을 닷새 만에 이겨 KIA에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다만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KIA가 9승7패로 앞섰다. 특히 시즌 중반까지 2승7패로 밀리다가 최근 LG 상대 7연승을 질주해 자신감이 넘친다.

 

그래도 역시 이번 준PO의 명암을 가를 승부처로 정규시즌 막판까지 홈런왕을 다툰 김도영(45개)과 오스틴(41개)의 대포 경쟁이 꼽힌다.

 

올해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한 김도영은 올해 LG전에서 4개의 아치를 그렸다. 그런데 그중 최근 2개의 홈런이 준 인상은 강렬했다. 김도영은 이달 5일 잠실에서 고우석에게 역전 3점포를 날려 LG팬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고, 12일에는 챔피어스필드에서 존 케네디에게 결승 투런포를 작렬하며 KIA를 3위로 이끌었다. 이런 김도영은 당연히 LG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후 “김도영 봉쇄가 준PO의 핵심”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고 오스틴의 존재감이 김도영에 밀리는 것은 아니다. 시즌 내내 김도영과 치열한 홈런왕 레이스를 펼치던 오스틴은 10월 들어 타격감이 떨어지며 LG가 3위 싸움을 펼칠 때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스틴은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상대 에이스 곽빈을 상대로 선제 결승 투런포를 날리며 중요한 경기에서 강한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이 한방으로 오스틴은 떨어졌던 타격감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이제 KIA 설욕전에 선봉에 서겠다는 각오다.

 

두 팀의 마운드 대결에서는 KIA가 조금 유리해 보인다. 당장 KIA는 크리스 네일, 애덤 올러, 양현종, 시라카와 게이쇼 등 확실한 4명의 선발 투수가 있다. 여기에 중간계투가 조금은 불안하지만 시즌 막판 최고의 구위를 뽐낸 전상현이라는 안정적인 마무리도 버티고 있다.

 

이에 비해 LG는 앤더스 톨허스트, 임찬규, 카를로스 카라스코 등 믿을 수 있는 선발 자원이 3명밖에 되지 않는다. 시리즈가 길어질 경우 경험이 부족한 박시원이 선발로 나서야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목디스크 증세가 있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던 마무리 손주영이 준PO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래도 LG는 손주영을 준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둘 가능성이 있다. 상태를 지켜보다가 투구가 가능하면 곧바로 마운드에 올리겠다는 LG 벤치의 계산이지만 위험 부담이 있는 선택이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단기전의 특성상 수비도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일단 외야 수비에서 LG는 박해민이라는 든든한 기둥이 버티고 있다. 박해민은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양석환의 우중간 타구를 펜스 앞에서 건져내는 호수비로 사실상 팀 승리를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존재감을 보여줬다.

 

내야 쪽에서는 전날 경기에서 스퀴즈 번트를 대고 1루까지 달리다가 왼쪽 햄스트링 부위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던 내야수 신민재가 병원 정밀 검진에서 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아 한숨 돌렸다. 신민재는 16일 선수단과 함께 전남광주로 이동할 예정이다.

 

KIA도 김호령이라는 견실한 중견수가 버티고 있다. 다만 2루수 김선빈과 유격수 하주석 등 베테랑들이 함께 나설 경우 수비 범위 등이 좁아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풍부한 경험에서 오는 안정감이 장점으로 꼽힐 수 있다. 그래서 이범호 KIA 감독이 주전 유격수를 누구로 선택할지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