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대법관 인선 과정의 대통령 임명권과 대법원장 제청권을 둘러싼 헌법 해석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해 대통령 임명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임명권과 대법원장 제청권은 어느 한쪽이 우위에 설 수 없다고 맞섰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에 대한 향후 조치를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조국혁신당도 탄핵소추안 공개를 예고하며 여당에 동참을 압박했다.
◆與 “재제청 거부는 직무유기… 탄핵 연결”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헌법상 책무 위반이라는 논리로 공세를 폈다. 김동아 의원은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청했으면 대법원장에게 재제청할 헌법적 의무가 발생했다고 본다”며 “재제청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관 공석으로 인한 위헌적 사태는 대법원장이 제청권이 임명권 위에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발생했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 등 구체적 조치 여부에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검토 수위는 높이고 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 후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아직 결정을 하지 않았지만 굉장히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밝히겠다고 한 뒤 증인선서를 하지 않았고, 대법원장의 발언이 감사원을 통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많은 의원들이 심각성을 더욱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또 “누구나 알 수 있게 드러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거짓말을 한 부분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보다 한발 더 나아가 탄핵 추진을 공식화했다. 신장식 대표는 “조 대법원장 탄핵안을 준비해 조만간 공개하겠다”며 “윤석열 탄핵 때처럼 함께 탄핵안을 검토하고 뜻을 모으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에 대한 ‘조치’를 검토 중인 민주당을 향해 “말과 현수막으로 끝내지는 말라”고 촉구했다.
◆野 “법제처장이 대통령 사설 변호인이냐”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할 헌법·법률상 근거가 없다고 맞섰다. 김태규 의원은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는 헌법·법률상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고 따졌다. 조 처장이 “논리적으로 해석상 당연히 도출되는 결론”이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법제처장의 독단적인 해석”이라며 “어처구니없는 말”이라고 반발했다.
윤상현 의원은 “재제청 요구는 대통령이 국회의 임명동의 권한을 막아버린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대통령의 임명권이 우선한다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를 계속 반려할 수 있다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사실상 무력화된다는 게 야당의 논리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자 대장동 사건 변호인단 출신인 조 처장의 이력도 문제 삼았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대통령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제청할 때까지 계속 반려하면 제청권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법제처장이 대통령의 사설 변호인인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대통령이 얘기했다고 그대로 따라갈 거라면 법제처장을 그만두고 대통령 변호인을 하라”고 했다. 김태규 의원도 “대장동 변호사 수준을 못 벗어났고 정권의 습자지”라며 “정권이 주장하는 대로 다 받아 쓴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