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중 1㎝ 꿰매고 193만원… ‘비급여 진료비 폭탄’

고가 약품 추가… 과잉진료 심각
비급여 제품 안 쓰면 최대 6만원
유통규모 커졌지만 정보 불투명

A씨(25)는 지난 7월 제헌절 아침 인중을 다친 여동생을 데리고 공휴일에 봉합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가 치료비로 192만9700원을 냈다. 1㎝ 상처를 봉합하는 데 비급여 비용만 186만8500원이 붙은 탓이다.

A씨는 15일 “의사를 만나려면 먼저 ‘비급여 사용에 동의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어디에 쓰이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고, 주사 이름도 나중에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급여 가격 실태와 환자 피해 사례를 발표했다. 건강보험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도 고가의 비급여 약품·치료재료가 추가되면서 환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실을 통해 해당 사례의 예상 치료비를 질의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은 해당 비급여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총진료비는 15만~20만원으로 예상된다고 회신했다. 본인부담률 30%를 적용하면 환자가 내는 돈은 4만5000~6만원으로, A씨가 부담한 금액과 32~43배 차이가 난다.

A씨 동생에게는 하이디알주(PDRN) 0.2병 사용분으로 80만원, 리포라제주 반 병으로 38만5000원이 청구됐다. 해당 의원의 리포라제주 고지 가격은 1병당 77만원으로 비급여 포털에 공개된 중앙가격 6만원의 12.8배였다. 하이디알주는 비급여 보고·가격 공개 대상에서도 빠져 있었다.

이 같은 비급여 제품의 유통 규모는 커지고 있다.

경실련이 확보한 공급내역에 따르면 비급여 외용 지혈보조제 출고액은 2022년 782억원에서 지난해 959억원으로 22.6% 늘었다. A씨 동생의 봉합 수술에 쓰인 외용 지혈보조제는 수술과 외상 부위의 지혈을 돕는 제품이다. 같은 기간 급여 제품 증가율(16.4%)을 웃도는 수치다.

환자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조사 대상 외용 지혈보조제의 비급여 36개 규격은 모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기관별 가격 공개 대상이 아니었다. 권혜영 경실련 보건의료위원회 정책위원(목원대 교수)은 “의료 서비스의 질은 가격에 비례하지 않는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임상적 유용성이나 비용 효과성으로 평가해서 급여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비급여 처방 시 급여 대체재를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 동의를 받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