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맛보세요!” 야무지게 아이스크림 담는 정준하…팝업의 진화

서울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아이스크림 팝업
연예인과 크리에이터들…그간 ‘채널’로 활용
소비자 체감 접점은 강점…소비 지속은 과제

“어? 정준하네?”

 

퇴근길 시민과 방문객으로 북적이던 15일 오후 6시쯤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용산점 3층 도파민 스테이션. 매장 한쪽으로 오가는 이들의 시선이 쏠렸다. 사람들의 눈길이 향한 곳에서는 방송인 정준하가 “지금 사람 적을 때 맛보세요!”라며, 아이스크림을 컵에 담아 손님에게 건네고 있었다.

 

방송인 정준하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용산점에 마련된 아이스크림 브랜드 팝업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정준하가 약 3년에 걸쳐 준비해 직접 론칭한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현장이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이 팝업은 오는 28일까지 운영한다. 싱글컵은 7500원, 미디움컵은 9800원이다. 이 브랜드의 본점은 서울 강동구에 있다.

 

현장에서 정준하를 발견한 방문객들은 먼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아이스크림을 맛봤다. 정준하는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며 손님들을 유쾌하게 맞이했다. 그를 알아보는 경로도 제각각이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으로 정준하를 기억하거나, 유튜브 콘텐츠나 박명수와 함께하는 ‘하와수’를 통해 접한 이도 있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연예인의 팝업스토어 활용 방식이 다양해졌다. 이름을 내건 상품을 직접 선보이는가 하면,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구축한 캐릭터와 세계관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옮겨 팬들과 만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쌓은 인지도와 팬덤을 오프라인 방문과 상품 구매로 연결하는 시도다.

 

가수 박재범이 론칭한 주류 브랜드 원소주도 대표적인 사례다. 원소주는 2022년 2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일주일 동안 손님 3만명이 몰리면서 초도물량 2만병을 모두 판매했다. 연예인의 인지도뿐 아니라 상품 자체를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냈다.

 

기존 콘텐츠의 인기를 활용하는 팝업도 있다. 방송인 이창섭의 유튜브 콘텐츠 ‘전과자’와 크리에이터 랄랄의 캐릭터 ‘이명화’ 등은 콘텐츠에서 형성한 인지도와 팬덤을 오프라인 행사로 확장한 사례로 꼽힌다. 방문객에게는 익숙한 콘텐츠를 새로운 공간에서 경험하는 기회가 되고, 운영자에게는 온라인에서 형성한 관심을 오프라인으로 이어갈 접점이 된다.

 

팝업스토어 전문기업 스위트스팟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전년 동기(1470개)보다 약 45% 증가한 총 2130개로 집계됐다. ‘2024 팝업스토어 트렌드 리포트’에서는 그해 1~11월 총 1431개 팝업 중 지식재산권(IP) 관련 팝업이 21.8%로 조사됐다. 이는 해당 플랫폼 등록 팝업 기준 집계다.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는 건 팝업스토어의 큰 매력으로 손꼽힌다. 온라인 콘텐츠에서는 전달하기 어려운 상품의 맛과 질감, 공간의 분위기를 체험하게 하고 현장에서 구매까지 유도할 수 있다. 소비자들도 브랜드 경험 등에 대한 기대로 팝업스토어를 방문한다. 스위트스팟의 ‘2026 트렌드 리포트’ 캡처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는 건 팝업스토어의 큰 매력으로 손꼽힌다. 온라인 콘텐츠에서는 전달하기 어려운 상품의 맛과 질감, 공간의 분위기를 체험하게 하고 현장에서 구매까지 유도할 수 있다. 소비자 반응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과거 백화점 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재고를 처리하는 성격에 가까웠던 것과 비교하면 팝업스토어의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방문객이 몰린다고 해서 사업의 성공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상품 경쟁력과 가격, 팝업 이후의 유통망이 중요해서다. 콘텐츠나 캐릭터를 활용할 때도 팬들의 관심을 실제 구매로 연결하고, 행사가 끝난 뒤에도 관심을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장 방문과 사진 촬영이 일회성 경험에 그치는지, 이후의 소비로 이어지는지가 사업의 지속성을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의 인지도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팝업 방문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 상품의 지속적인 판매를 담보할 수는 없다”며 “상품 자체 경쟁력은 물론 팝업이 끝난 뒤에도 소비자가 제품을 접하고 구매할 수 있는 유통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