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에서 한 일명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두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소방공무원 노동조합까지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
한국노총 소속 한국소방공무원노조는 15일 성명을 내 추 지사가 소방공무원을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부담을 주는 존재’로 취급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국소방노조는 “소방은 누군가의 주머니를 축내는 빨대가 아니라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최후의 수호자”라며 “정부는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했다며 생색을 내놓고, 정작 인건비는 여전히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길중 한국소방노조위원장은 “소방 인건비 전액을 국가재정으로 부담하는 등 기형적인 예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민주노총 소속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가 추 지사의 발언이 소방공무원들의 헌신을 폄훼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전공노 소방본부는 “소방공무원은 경기도 재정을 갉아먹는 빨대가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추 지사는 전국 7만 소방공무원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규 전공노 경기소방지부장은 “경기도는 전국에서 화재와 출동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그만큼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소방공무원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일하고 있는데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황당하고 서운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현재 예산 부족으로 저녁 식사비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인력 부족으로 ‘2인 구급차’를 운영하는 곳도 많다”며 “도지사라면 소방공무원들의 노고를 먼저 설명하면서 국가재정 지원 확대를 요구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대 노총과 별개로 독립 노조인 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은 추 지사의 발언 취지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소방재정 구조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정용우 미래소방노조 위원장은 “빨대라는 표현 자체는 부적절하지만, 중앙정부의 소방재정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앞서 추 지사는 1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과 관련해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소방공무원이 2020년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인건비와 사업비 등 상당한 예산을 여전히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경기도는 추 지사의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소방공무원을 비하하려는 게 아니라 지방재정 부담 문제를 강조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도 관계자는 언론에 “해당 발언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라며 “경기도 소방공무원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소방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