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대 시중은행 중 정보보호 관련 예산을 가장 많이 편성한 곳은 KB국민은행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작년 대비 관련 예산을 두 자릿수 비율로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 중 올해 정보보호 관련 예산이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으로 860억 7500만 원이었다.
이어 NH농협은행(801억 3400만 원), 하나은행(636억 3500만 원), 우리은행(615억 6600만 원) 순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405억 9100만 원으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적었다.
◆ 신한·우리은행, 보안 예산 두 자릿수 삭감…KB·농협·하나는 증액
은행별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은 지난해보다 정보보호 예산을 늘렸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큰 폭으로 축소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정보보호 예산은 615억 6600만 원으로, 지난해(786억 5900만 원)보다 21.7% 급감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452억 9400만 원에서 올해 405억 9100만 원으로 약 10.4% 줄었다.
◆ IT 예산 대비 보안 비중 ‘하나은행 1위’…신한은행은 9.1%로 최저
전체 정보기술(IT) 예산 중 정보보호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나은행이 12.2%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NH농협은행(10.5%), KB국민은행·우리은행(각각 9.9%) 순이었다. 보안 예산 총액이 가장 적었던 신한은행은 IT 예산 대비 비중 역시 9.1%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 신한銀 2.5만명 정보 유출 피해…우리銀 “해킹 시도 차단해 피해 없어”
예산 축소와 맞물려 실제 시중은행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도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최근 해킹 공격으로 고객 약 2만 5000명의 정보가 유출돼 은행권 중 피해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유출 피해 고객은 각각 119명, 89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예산을 20% 이상 줄인 우리은행의 경우, 최근 발생한 공격 시도를 사전 차단해 별다른 고객 정보 유출 피해를 겪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도화된 보안 관제 시스템을 통해 해킹 시도를 적기에 방어해 유출 피해를 막아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이번 대규모 유출 사태와 해킹 시도를 계기로 내년도 정보보호 예산을 대폭 확충하는 등 대응 체계 정비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박대출 의원은 “기업 및 금융사들의 IT 비용 내 정보보안 관련 비용 지출 비중이 충분히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날로 진화하는 해킹에 사후적 제재와 낡은 규제만으로는 21세기에 필요한 개인정보 보호 환경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적 유도를 통해 기업들이 스스로 IT와 정보보안에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