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서부의 한 도로변에서 발견된 500년 전 중국 명나라 시대 불상이 중국으로 반환된다. 다만 이 작은 불상이 어떻게 호주 땅에 묻히게 됐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호주 공영 ABC 방송을 인용해, 서호주 샤크베이 지역에서 발견된 청동 불상이 최근 중국 영사 관계자들에게 공식 인도됐다고 보도했다.
반환식은 지난 13일 샤크베이의 해안 마을 덴햄에서 열렸다. 불상은 높이 약 15㎝의 소형 청동상으로, 최소 5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에서는 호주에서 발견된 중국 유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례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불상은 2018년 레온 데샹과 셰인 톰슨이 샤크베이의 한 도로변에서 금속 탐지 장비를 시험하던 중 발견했다. 두 사람은 장비가 금속 반응을 보이자 땅을 팠고, 약 20㎝ 흙 아래에서 작은 청동 불상을 찾아냈다.
이후 아시아 미술 전문가 리 영이 감정을 진행했다. 불상은 중국 명나라 시기인 1368년부터 1644년 사이 제작된 진품으로 확인됐다.
이 불상은 아기 석가모니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모습을 형상화한 ‘탄생불’로 욕불의식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교에서는 석가탄신일에 탄생불의 어깨에 물을 붓고 경문을 외우며 선행과 자비로운 마음을 기원한다.
그러나 이 불상이 어떻게 호주 서부의 외딴 도로변까지 오게 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첫 번째 가설은 명나라의 유명한 항해가 정화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매체는 이 불상이 15세기 정화의 보물선에 실려 호주 인근까지 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화가 실제로 호주에 도달했다는 증거는 없어, 이 설명은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보다 현실적인 가설은 19세기 중국인 진주잡이 노동자나 어민들이 이 불상을 호주로 가져왔다는 것이다. 샤크베이는 서호주 진주 산업의 발상지로 꼽히며, 당시 이 지역의 진주 산업은 중국인, 말레이인, 호주 원주민 노동력에 크게 의존했다. 1886년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진주 산업 종사자 200여명 가운데 중국인은 102명이었다. 당시 운항하던 진주잡이 선박 68척 중 7척은 중국인이 소유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불상을 발견한 데샹과 톰슨은 수년간 불상의 출처를 추적해왔지만, 결국 이 유물이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반환을 “평화와 선의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불상은 샤크베이의 붉은 흙과 황금빛 진주조개와 함께 중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중국에 도착한 뒤에는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제작 시기와 이동 경로 등을 평가받고, 이후 베이징의 박물관에 전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반환은 한 점의 유물이 국경을 넘어 역사와 사람을 잇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반환식에 참석한 사이먼 우 호주중국우호협회 서호주 지부장은 “작은 물건 하나가 문화와 국가,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번 반환의 의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