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출입구와 환기구를 새로 짓거나 옮긴 비용은 ‘교통난 완화’를 위한 공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아파트 재건축조합의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에서 빼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법원은 사업시행계획 변경으로 부담금 부과 대상 면적이 달라진 만큼, 구청이 과다 산정해 징수한 부담금 8억9000여만원은 조합에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최근 A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서울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낸 광역교통시설 부담금 환급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환급거부처분 중 18억6939만3000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구는 조합이 낸 부담금 27억6223만여원 가운데 초과분인 8억9283만여원을 환급해야 한다.
조합은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부과된 광역교통시설 부담금 27억6223만여원을 2019년 9월 전액 납부했다. 이후 조합은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출입구와 환기구를 이설·신설하는 공사에 122억6200만원을 지출했고, 사업구역 밖 도로 개설 공사비 등도 부담했다며 2023년 12월 구청에 기납부한 부담금 전액을 환급해 달라고 신청했다. 예비적으로 최종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에 맞춰 부담금을 재산정해 차액을 돌려달라고도 요구했다.
구는 공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를 모두 거부했고, 조합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이었던 지하철역 출입구 이설 공사비에 대해 조합의 공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출입구와 환기구를 이설하는 것은 기존에 있던 시설을 옮긴 데 불과하고, 출입구를 신설한 것 역시 보행동선의 연속성과 편의성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 그 자체로 광역 교통난의 완화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이설 공사의 수행 및 그 비용 부담이 광역 교통난 완화에 기여해 광역교통시설 부담금 부과와 그 취지가 공통된다거나, 광역교통시설 부담금과 이중으로 부담이 되는 경우로서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에서 공제돼야 할 성격의 비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사업시행계획 변경에 따른 부담금 재산정 주장은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으로 인해 이 사건 사업에 따른 총 건축연면적이 변경되는 등 부담금 산정기준이 변경됐으므로, 사업시행계획의 변경에 따른 정당한 부담금을 다시 산정해 원고가 납부한 부담금과의 차액을 환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종 변경 인가된 연면적과 공제 대상 면적, 표준건축비 및 감경률 75% 등을 기초로 계산한 이 사건의 정당한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을 18억6939만3000원으로 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