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도영 제주개발공사 사장 “3년 내 삼다수 수출 10만톤 달성”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서 ‘글로벌 확장·브랜드 가치 중심’ 경영 청사진 제시
“수출국 6개국 압축·‘제주’ 브랜드 전면 배치… 당분간 가격 변동 없을 것”

국내 먹는샘물 시장의 절대강자 제주삼다수를 이끄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김도영 사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아 글로벌 시장 대전환과 품질 기반의 시장 수성을 골자로 한 ‘제2의 창업’ 청사진을 내놨다. 현재 연간 1만 톤 수준에 불과한 해외 수출 물량을 3년 내 10만 톤으로 10배 확대하는 한편, 유통 대기업들의 자체 브랜드(PB) 생수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초저가 출혈경쟁에는 지하 400m 화산암반수가 지닌 독보적인 품질과 브랜드 신뢰로 맞서겠다는 구상이다.

 

김도영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14일 제주 삼다수 스마트팩토리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취임 소감과 향후 경영 비전을 밝히며 활짝 웃고 있다. 김 사장은 “3년 내 수출 물량을 10만 톤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다수 제공

 

김 사장은 지난 14일 제주 삼다수 스마트팩토리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현재 16개국에 소량 분산된 해외 시장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물 수요와 프리미엄 생수 시장의 성장성이 확인된 약 6개 핵심 전략 국가로 압축할 계획”이라며 “3년 내 연간 수출 10만 톤 달성을 도전적인 목표로 세우고 공사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삼다수의 국내 판매 물량은 연간 약 90만~100만 톤 규모다. 김 사장이 제시한 10만 톤 수출은 국내 판매량의 약 10%에 달하는 규모로, 공사 설립 이래 가장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 목표치다.

 

김 사장은 “해외사업은 시장 진입 초기부터 당장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이며, 발생하는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은 장기적 성장을 위한 R&D이자 미래 투자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해외 시장에서는 ‘삼다수’라는 개별 제품명보다 K-컬처와 연계된 ‘제주(JEJU)’라는 지역 브랜드가 지닌 청정 이미지가 훨씬 강력한 소구력을 갖는다”며 “기존 삼다수 외에도 해외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수출 전용 프리미엄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파고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타깃 국가로는 거대 소비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미국,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꼽혔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오프라인보다는 이커머스 채널을 중심으로 침투율을 높이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5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징동닷컴에 약 110톤을 공급해 현지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 중”이라며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해 중국 내 ‘K-프리미엄 생수’ 입지를 공고히 다지겠다”고 설명했다.

 

김도영 제주개발공사 사장이 삼다수의 시장 지배력 복원과 PB 상품 공세 대응 방안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답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업계 1위로서 출혈 가격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압도적인 수질과 브랜드 가치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삼다수 제공

 

최근 유통업계와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번지는 초저가 PB 생수 공세에 대해서는 ‘출혈 가격 경쟁 지양’을 단호히 천명했다. 김 사장은 “1위 브랜드가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브랜드 자산을 훼손하는 길”이라며 “일반 PB 생수가 지하 100m 안팎에서 취수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제주삼다수는 한라산 해발 1450m 이상에 내린 빗물이 천연 화산암반층을 통과하며 18년 동안 정화된 지하 400m 원수를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수의 수질 안전성과 청정함, 미네랄 밸런스 면에서 경쟁 제품들과 비교할 수 없는 월등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객관적인 데이터와 과학적 팩트를 바탕으로 소비자 홍보와 소통을 강화해 품질과 신뢰로 시장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고환율과 유가, 페트(PET) 원자재비 상승 등 누적된 원가 압박 속에서도 제품 가격은 동결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제주삼다수가 국내 생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이 큰 만큼, 가격 변동은 서민 장바구니 물가와 물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원가 부담이 상존하지만 공기업이자 1위 사업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당분간 가격을 올리거나 내릴 계획이 없으며, 내부 경영 효율화를 통해 원가 압박을 흡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망 운영은 민간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공사 자체 역량을 내재화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재편한다. 10년 이상 오프라인 유통을 도맡아온 위탁판매사 광동제약과의 관계에 대해 김 사장은 “인위적인 계약 구조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은 민간의 속도와 유연성이 필수적인 만큼, 양사 최고경영진 간 ‘하이레벨 소통’을 정례화해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공사는 미래 성장 동력인 ‘온라인 자사몰(D2C·Direct to Consumer)’과 ‘해외 수출’ 부문의 전문 인재를 육성하고 독자적인 영업 역량을 단계적으로 내재화한다는 구상이다. 내륙 공급망과 관련해서도 “경기도 여주에 자체 거점 물류센터를 확보했고 삼다수 전용 해상 운송 선박을 강화해 섬이라는 물류 취약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추가 물류창고 건립 등 하드웨어 투자보다는 온라인 영업과 마케팅에 재원을 우선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제주삼다수의 생산·연구 기지이자 취수원 보호 구역에 자리 잡은 제주시 조천읍 제주개발공사 삼다수 본사 전경. 공사는 내년 L6 신규 라인 가동과 함께 스마트·친환경 생산 체계를 한층 고도화할 계획이다. 삼다수 제공

 

내년 가동을 앞둔 신규 생산라인(L6)의 증설 물량(연간 약 40만 톤)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급 조절 방침을 밝혔다. 김 사장은 “L6 공장이 완공되더라도 생산능력 확대를 시장에 무리하게 공급 과잉으로 전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비가 노후화되거나 효율이 떨어지는 기존 라인은 가동률을 낮추고, 일부 라인은 수출 전용으로 전환하는 등 전체 생산체계의 효율성과 품질을 대폭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경영과 관련해서는 ‘2040 플라스틱 제로’ 로드맵에 발맞춰 재생페트(r-PET) 적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30%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정부의 무라벨 생수 의무화 정책에 대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사장은 “무라벨 전환 이후 매대에서 삼다수 고유의 식별력이 떨어져 소비자가 제품을 찾는 데 혼선을 겪는 등 애로사항이 있다”며 “특히 국내 생산 제품은 무라벨 기준을 엄격히 적용받는 반면, 일부 수입 생수는 라벨이 부착된 채 유통돼 역차별을 받고 있는 만큼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마련되도록 관계 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GS그룹 지주사, GS글로벌, GS건설 등 민간 현장에서 27년간 신사업 발굴과 해외 M&A를 진두지휘해온 김 사장은 특유의 신사업 감각을 조직에 이식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김 사장은 “밖에서 보던 것과 달리 공사 직원들의 역량과 열정이 민간 못지않게 뛰어나다는 점을 실감했다”며 “성과에 부합하는 공정한 보상과 체계적인 직원 역량 개발을 지원해 개인이 성장하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야 일하는 방식과 시각이 달라진다”며 “임기를 마쳤을 때 혼자가 아닌 직원들과 함께 치열하게 발로 뛰며 제주삼다수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