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나은 뒤에도 기침이 몇 주째 이어지거나 별다른 감기 증상 없이 잔기침이 계속될 때가 있다. 이럴 경우 기침이 멎기를 기다려야 할지, 진료를 받아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잔기침이 오래가는 원인과 진료가 필요한 때,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 기침 3주 넘거나 숨차면 진료 필요할 수 있어
2020년 개정된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의 기침 진료지침에 따르면 성인의 기침은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3주 미만), 아급성(3~8주), 만성(8주 초과)으로 구분된다. 소아는 기침이 4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기침으로 본다.
감기나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감염병을 앓은 뒤 기침이 몇 주간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감염 후 기침은 아급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기침이 3~8주 지속되면 증상과 병력을 살펴보고 흉부 엑스레이를 찍어 다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한다.
8주 넘게 지속되는 만성기침은 기저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복용약과 흡연 여부, 동반 증상을 의료진에게 알리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필요하면 폐 기능 검사 등 추가 검사를 한다.
급성기침이라도 숨이 많이 차거나 피 섞인 가래가 나오고, 고열이나 흉통이 동반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질환·복용약·생활환경도 잔기침 원인
잔기침은 질환이나 복용약, 생활환경의 영향을 받아 오래갈 수 있다.
비염·부비동염으로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 목과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 날 수 있다. 기침형 천식은 천식 특유의 쌕쌕거리는 증상 없이 기침만 나타나기도 한다. 속쓰림이나 신물 역류가 동반되면 위식도 역류질환이 기침의 원인일 수 있다.
일부 혈압약과 당뇨병 치료제도 만성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복용 중인 약이 기침의 원인으로 의심돼도 임의로 끊지 말고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담배 연기나 먼지, 작업장에서 쓰는 화학물질 등 주변 환경도 기침을 일으키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 잔기침 줄이려면 수분 섭취하고 자극 피해야
목이 건조하거나 따가울 때는 물이나 따뜻한 차를 마시면 목을 편안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뜻한 음료에 꿀을 타 마시면 목을 부드럽게 감싸 기침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다만 1세 미만 영아에게는 꿀을 먹이면 안 된다. 꿀에 들어 있을 수 있는 보툴리눔균 포자가 아기의 장에서 자라 독소를 만들고 심각한 식중독인 보툴리눔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를 앓은 뒤에 기침이 멎지 않는다면 충분히 쉬면서 몸이 회복할 시간을 준다. 담배 연기와 향수처럼 기침을 유발하는 물질은 피하고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한다. 공기가 건조해 목이 불편할 때는 가습기를 사용할 수 있다. 물통을 제대로 씻지 않으면 곰팡이나 세균이 퍼질 수 있어 자주 세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 욕실 곰팡이·샤워용품 관리도 중요
욕실처럼 습기가 잘 빠지지 않는 곳은 곰팡이가 자라기 쉽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곰팡이는 눈·피부·코·목·폐를 자극할 수 있고, 곰팡이 알레르기가 있거나 천식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곰팡이가 보이거나 곰팡이 냄새가 나면 누수나 결로가 있는지 확인하고 샤워 후에는 환풍기를 켜거나 창문을 열어 습기를 빼는 것이 좋다. 벽과 바닥에 남은 물기는 닦아내고 수건과 샤워용품도 충분히 말린다.
2018년 국제학술지 ‘mBio’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샤워기 헤드에는 비결핵항산균을 비롯한 여러 미생물이 서식할 수 있다.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 656가구의 샤워기 헤드 안쪽에서 바이오필름을 채취해 분석했다. 샤워기 헤드에 물때가 끼면 제품 설명서에서 분리·세척 방법을 확인한다. 식초 세척이 가능하면 식초와 물을 1대1로 섞은 용액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부드러운 솔로 닦고 충분히 헹군다.
사용한 수건에는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과 피지, 물기가 묻어 있다. 환기가 잘 안 되는 욕실에 계속 걸어두면 잘 마르지 않아 세균과 곰팡이가 늘기 쉽다. 사용 후에는 욕실 밖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말리고 정기적으로 세탁한다. 샤워볼도 사용 후 비누 찌꺼기와 각질이 남지 않도록 헹군 뒤 물기를 짜서 욕실 밖에서 완전히 말린다. 낡았거나 세척해도 냄새가 나는 샤워볼은 새것으로 교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