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습을 재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 행정부의 압박에도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에너지 휴전’이 결국 무산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크레믈궁은 우크라이나가 랴잔 지역의 자국 정유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가 소유한 곳으로, 러시아 전체 정유 처리량의 약 5%를 담당하는 주요 시설이다.
라쟌 지역 당국자들은 해당 정유시설이 드론 69대와 플라밍고 순항미사일 4발의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또 넵튠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남부 보로네시 지역의 비행장을 타격해 Su-34 전투기 4대를 격추하고 2대를 파손시켰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휴전’을 발표한 이후 러시아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 왔으나, 러시아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에너지 시설 공습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이후 하루만에 본격적인 공습에 나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정유시설 공격에 대한 제약은 이제 끝났다”며 “우리는 더 이상 구애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넘어 전선을 확대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은 러시아제 드론 2대가 자국 영해인 흑해의 화학 운반선 두 척을 공격해 최소 7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최근 흑해를 오가는 배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불가리아 앞바다에서 화물선이 드론 피격으로 의심되는 사고로 침몰해 선원 11명이 침몰했다. 같은날 우크라이나 화물선도 드론의 공격을 받아, 불가리아 당국은 러시아의 소행을 의심하고 있다.
유가 잡기에 골몰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하는 일이라곤 전 세계 유가를 더 끌어올리는 것뿐”이라며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우크라이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격할 수 있는 목표물은 많은데, 굳이 경유를 생산하는 정유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우리도 전 세계도 디젤유가 필요한 상황에서 결코 세계를 위한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