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환경보건이용권 신청자가 지난해보다 2.7배로 늘었지만 지원 계획 인원은 1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계층 어린이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지원 규모를 늘리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최기상 의원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환경보건이용권 신청자는 사업이 처음 도입된 지난해 1만2201명에서 올해 3만2854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지원 계획 인원은 1만명에서 1만1000명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신청자 가운데 2만1549명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지 못한 것이다.
환경보건이용권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13세 미만 어린이에게 1인당 1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아토피·천식·비염 등 환경성 질환 예방상품을 구매하거나 진료비 등을 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취약계층 어린이의 규모와 환경성 질환 진료 현황을 고려하면 지원 확대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복지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12세 이하 기초생활수급자는 17만5590명에 이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자료에서도 지난해 건강보험료 1·2분위 가구의 13세 미만 어린이 가운데 알레르기비염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16만4148명, 아토피피부염은 2만2936명, 천식은 1만436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차상위 본인부담경감 대상 어린이 가운데 알레르기비염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1만6000명을 넘었다.
최 의원은 전날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대상으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환경보건이용권의 실제 이용이 예방상품에 지나치게 편중된 점을 꼬집었다. 예방상품 지원도 필요하지만 이미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진료를 받고 필요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진료비 지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항목별 이용 현황을 보면 지난해 예방상품 이용 비중은 94.8%, 서비스는 4.6%였지만 진료비는 0.6%에 불과했다. 올해도 예방상품이 94.3%, 서비스가 5.3%를 차지했지만 진료비 이용 비중은 지난해보다 낮은 0.4%에 그쳤다.
최 의원은 진료비 이용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관련 안내가 충분한지, 환급 신청과 증빙 절차에 불편함은 없는지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광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진료비 이용 비중이 낮은 점에 대해서 향후 이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환경보건이용권 신청자가 늘어난 만큼 취약계층 어린이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지원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향후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의해 예산 증액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중요한 것은 물품 지원 실적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건강이 실제로 얼마나 나아졌는가 하는 점”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환경권과 국가의 보건 보호 의무가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어려운 환경에 놓인 어린이들부터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