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뽑는데 3300명 몰렸다…카페 대신 전시장서 소개팅하는 2030

대화 중심에서 함께 경험하는 만남으로…기업들도 이색 프로그램 선보여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던 소개팅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놀이공원에서 함께 놀이기구를 타고,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취향을 알아가는 만남이 등장했다.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도 소개팅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기아 공식 인스타그램

처음 만난 상대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고민하기보다 함께 활동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방식이다. 데이팅 앱부터 전시업체, 교통·자동차 기업까지 이색 소개팅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만남의 장소를 넓히고 있다.

 

소셜 데이팅 앱 위피(WIPPY)는 에버랜드와 함께 놀이공원을 무대로 한 오프라인 소개팅 '러브 베케이션'을 진행했다.

 

참가자의 취향과 연애 성향 등을 고려해 1대1 데이트 상대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커플별 성향에 따라 놀이기구를 즐기는 '도파민' 코스와 여유롭게 대화하는 '디톡스' 코스로 나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가자들은 처음 만난 상대와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놀이기구를 함께 타며 시간을 보냈다. 질문을 주고받는 일반적인 소개팅과 달리 놀이공원에서 함께 활동하며 상대방을 알아가도록 구성했다.

 

위피 측에 따르면 행사에는 40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연인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장소인 놀이공원을 첫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한 점이 관심을 끌었다.

 

출퇴근길에 이용하는 지하철도 소개팅 무대로 등장했다.

 

티머니는 서울 연희동의 복합문화공간 '시도 플레이스'와 함께 지난 9월 12일 지하철을 활용한 소개팅 프로그램 '환승역 연애'를 진행했다.

 

참가 대상은 올해 6~7월 티머니카드 또는 기후동행카드를 한 차례 이상 사용한 20~30대 남녀였다. 남녀 각각 12명을 선정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가자들은 지정된 환승역에서 처음 만난 상대와 지하철을 타고 홍대입구역까지 이동하며 미션을 수행했다. 이후 시도 플레이스로 자리를 옮겨 다른 참가자 4명과 추가로 1대1 대화를 나눴다.

 

특별한 데이트 장소를 찾는 대신 평소 이용하는 지하철과 이동 과정을 소개팅에 활용했다. 익숙한 출퇴근 동선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설정도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전시 관람과 소개팅을 결합한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전시 브랜드 그라운드시소를 운영하는 미디어앤아트는 올해 2~3월 '시소 애프터(SEESAW AFTER)' 베타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6월 10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참가자들은 작품을 감상한 뒤 관심 있는 전시와 작품을 소재로 대화를 나눈다. 전시 취향을 비롯해 일상과 가치관 등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방식이다.

 

초기 반응은 뜨거웠다. 베타 프로그램에는 약 30명 모집에 5일 만에 3355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은 약 112대 1에 달했다.

 

미디어앤아트가 밝힌 정식 운영 이후 회차당 참가자 기준 평균 매칭률은 70%다. 앞서 베타 프로그램에서는 46.7%의 매칭률이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앤아트는 그라운드시소 센트럴과 이스트, 한남 등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참가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전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소개팅 장소를 바꾸는 시도는 연애 콘텐츠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아는 지난 9월 처음 만난 남녀가 자동차를 타고 321km를 이동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로드트립 형식의 연애 콘텐츠 '하트로드 321km'를 선보였다.

 

경남 하동을 배경으로 처음 만난 남녀가 드라이브와 장보기, 차박 등을 함께하는 과정을 담았다.

 

카페나 음식점에 마주 앉아 대화하는 대신 장시간 이동하고 일상을 함께 경험하면서 관계가 형성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에는 지역별 드라이브 코스와 관광 명소, 맛집 등도 등장한다. 자동차와 여행을 소재로 연애 콘텐츠를 구성해 시청자가 새로운 여행지와 데이트 코스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처음 만난 두 사람이 함께할 활동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놀이공원에서는 미션을 수행하고, 전시장에서는 작품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지하철에서는 같은 목적지로 이동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낯선 상대와 마주 앉아 질문을 주고받는 부담을 줄이려는 구성이다.

 

기업에도 새로운 고객을 만날 기회가 된다. 놀이공원과 전시장을 소개팅 장소로 활용하면서 기존 시설과 콘텐츠를 알릴 수 있고, 참가자는 관심 있는 활동을 즐기면서 새로운 인연을 찾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상대를 연결하는 것만큼 실제로 처음 만났을 때 어떤 경험을 하느냐도 관계 형성에 중요한 요소"라며 "함께 무언가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취향이나 성향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소개팅과 다른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