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에 아이돌 이름 붙였더니…유통업계, K팝 팬덤 잡기 경쟁

유통업계가 K팝 아이돌과 손잡고 팬덤 소비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수의 이름과 이미지를 활용한 광고에서 벗어나 멤버들이 직접 기획한 메뉴를 출시하고, 포토카드와 한정판 굿즈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매장까지 뮤직비디오 속 공간으로 꾸미며 팬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랜디스도넛 제공

17일 업계에 따르면 랜디스도넛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엔믹스(NMIXX)와 협업해 멤버 6명의 취향을 담은 도넛 6종을 한정 판매한다. 엔믹스의 미니 6집 'Strange Muse' 발매를 기념한 행사로,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제품은 멤버들이 직접 제안한 재료 조합과 이름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릴리의 'Chocoberry Love Affair'는 초콜릿과 딸기크림을 조합했고, 해원의 '도른자(도넛노른자)'에는 오렌지 요거트 크림을 넣었다.

 

설윤의 '설직히 초코도넛이 짱'은 오레오 초코크림, 배이의 '널 땅랑해'는 피넛 크림을 사용했다. 지우의 '바바퐁'은 바바리안 크림, 규진의 '헤라뀨'는 헤이즐넛과 라즈베리로 맛을 냈다.

 

서울 연남점은 엔믹스의 'O.O'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도넛 매장을 재현했다. 외관과 내부 벽면에 앨범 콘셉트를 적용하고 뮤직비디오 속 장식도 배치했다.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아이돌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와 연간 협업 캠페인 'SMGC'를 진행했다. 하츠투하츠를 시작으로 NCT 위시, 라이즈, 슈퍼주니어 등 소속 아티스트를 계절별로 내세웠다.

 

라이즈와의 협업에서는 공식 응원봉 모양을 활용한 텀블러와 빔카메라 키링을 출시했다. 당시 보도된 회사 측 실적에 따르면 가을 시즌 신메뉴 판매량은 약 510만잔, 이 가운데 '요거젤라또 초코베리믹스' 판매량은 약 250만개를 기록했다.

 

이디야커피도 지난해 10월 보이넥스트도어와 협업해 '멜팅 피스타치오'와 '너티 초콜릿' 음료 2종을 출시했다. 이디야 측 발표에 따르면 출시 당일 가맹점 매출은 전날보다 24% 늘었다. 함께 선보인 한정판 굿즈 2종은 사전 예약 물량이 매진돼 추가 판매를 진행했다.

 

이들 사례는 아이돌 협업이 제품 판매뿐 아니라 굿즈 수요와 매장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해당 판매량과 매출 증가분 전체를 협업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도넛업계의 아이돌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지난해 3월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데뷔 2주년을 기념해 협업 도넛 3종을 선보였다. 플레이브 멤버들의 취향을 반영한 초콜릿·딸기·오리지널 글레이즈드 제품에 캐릭터와 기념 로고를 적용했다.

 

농심켈로그도 같은 달 세븐틴 멤버 호시와 손잡고 한정판 시리얼 세트를 출시했다. 호시가 직접 고른 콘푸로스트와 첵스초코 등에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 '순토니'를 적용하고, 제품에 드로잉 카드를 넣었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대형 협업도 있었다. 스타벅스는 2023년 블랙핑크와 함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9개국에서 한정 음료와 굿즈를 판매했다. '블랙핑크 스트로베리 초코 크림 프라푸치노'를 비롯해 콜드컵과 가방 등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맥도날드의 '더 BTS 세트'다. 2021년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이 제품은 맥너겟과 감자튀김, 음료, 소스로 구성됐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출시일인 2021년 5월 27일부터 6월 21일까지 국내에서 120만개 이상 팔렸다. 같은 기간 맥너겟의 하루 평균 판매량도 출시 전 4주와 비교해 250% 증가했다.

 

식품업계가 K팝 협업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소 판매하던 제품에 아티스트의 취향과 캐릭터를 결합하고, 한정 굿즈를 제공해 새로운 구매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랜디스도넛 역시 이번 협업에서 멤버별 도넛과 포토카드, 뮤직비디오 재현 공간을 함께 내세웠다. 식품 브랜드와 K팝 아티스트의 협업이 단순한 광고를 넘어 한정 상품과 매장 체험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