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금리 상단 6% 줄줄이 돌파…연말까지 165조원 금리 바뀐다

국민·우리·농협 상단 6%대…대출금리 기준 코픽스 3년10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뉴시스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이 잇따라 연 6%를 넘어섰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다. 연말까지 금리가 다시 정해지는 주담대만 165조원에 달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앞선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KB국민은행 연 4.64∼6.04%, 우리은행 5.00∼6.20%, NH농협은행 4.68∼6.48%다. 국민·우리은행은 상·하단을 0.25%포인트씩, 농협은행은 0.19%포인트씩 끌어올렸다.

 

그동안 5대 은행 가운데 변동금리 상단이 6%대인 곳은 농협은행 한 곳뿐이었으나 국민·우리은행이 가세하면서 세 곳으로 늘었다. 코픽스 대신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하나은행(상단 5.84%)과 신한은행(5.77%)은 아직 6%를 넘지 않았지만, 최근 금리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하나은행의 변동형 금리는 지난달보다 0.2%포인트가량 높아졌다.

 

◆ 은행이 돈을 구하는 값부터 뛰었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공시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43%로 전월(3.18%)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상승 폭은 2022년 11월(0.36%포인트) 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크고, 금리 수준은 2024년 6월(3.52%) 이후 가장 높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금·금융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은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정한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4월부터 넉 달 연속 오르다 8월 보합으로 숨을 고른 뒤 한 달 만에 다시 뛰었다. 그사이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연 2.50%였던 기준금리를 연 3.00%로 끌어올렸다.

 

오름세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주 단위로 공시되는 단기 코픽스는 지난달 30일 3.16%에서 지난 14일 3.43%로 올랐다. 시장에서는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긴축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본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10월 동결은 인상 사이클 중 속도 조절의 성격이며,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하는 신호는 전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 2%대에 빌린 대출, 금리가 다시 매겨진다

 

금리 상승이 기존 차주에게 번지는 통로는 금리 재산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19개 국내은행 주담대 가운데 올해 4분기 금리가 바뀔 예정인 잔액은 약 165조원이다. 직전 3분기(143조9000억원)보다 21조원가량 많다.

 

앞으로도 분기마다 평균 140조원가량의 대출 금리가 새로 정해진다. 내년 1분기 137조3000억원, 2분기 154조4000억원 규모다.

 

특히 2∼3%대 저금리 시기에 돈을 빌린 차주들의 부담이 크다. 2021년 고정금리 기간이 5년인 혼합형·주기형으로 받은 주담대 가운데 일부는 올해 고정 기간이 끝나 금리가 다시 정해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이 새로 내준 주담대 평균 금리는 2021년 8월 연 2.88%였지만 올해 8월에는 4.66%다.

 

남은 원금 3억원, 잔여 만기 25년인 원리금균등상환 대출의 금리가 연 2.88%에서 4.66%로 바뀐다고 단순 계산하면 월 상환액은 140만4000원에서 169만5000원으로 29만1000원 늘어난다. 한 해로 치면 349만원가량이다.

 

올해 새로 나간 대출도 변동형에 쏠려 있다. 한은 집계에서 8월 은행이 새로 취급한 주담대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금액 기준 64.7%로, 3분의 2가량이 시장금리에 따라 이자가 달라지는 대출이다.

 

◆ ‘변동형이 싸다’던 차이도 좁혀졌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격차는 줄고 있다. 8월 신규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이 연 4.53%로 한 달 새 0.18%포인트 올라, 0.12%포인트 오른 고정형(4.88%)보다 상승 폭이 컸다. 한은은 두 금리의 격차가 좁아진 것이 그달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이 31.9%에서 35.3%로 높아지는 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다만 만기까지 금리가 바뀌지 않는 순수고정형 대출은 여전히 드물다. 올해 상반기 말 국내은행 주담대 잔액 가운데 순수고정형은 100조1000억원으로 13%에 그쳤고, 2분기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10.4%였다.

 

한 의원은 “미국은 주담대의 95%가 고정금리 대출로 금리 변동 위험을 금융사가 짊어지는데, 우리나라는 순수고정금리 대출이 10% 수준에 불과해 금리 변동에 따른 차주들의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며 “적극적으로 장기 고정금리 전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내 대출은 어떤 금리를 따라가나

 

기존 대출의 이자가 얼마나 오를지는 연동된 지표에 따라 다르다. 같은 코픽스라도 9월 잔액 기준은 3.15%로 0.10%포인트, 신잔액 기준은 2.79%로 0.08%포인트 올라 신규취급액 기준(0.25%포인트)보다 오름 폭이 작았다.

 

은행연합회는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지만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