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첫 매장을 직접 운영해본 뒤 추가 출점에 나서는 가맹점주들이 늘고 있다.
새 브랜드의 인지도만 보고 다시 창업하기보다 첫 점포를 운영하며 확인한 물류와 교육, 점포 관리 시스템, 본사 대응 등을 다음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사업을 넓히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같은 브랜드의 점포를 추가하는 전통적인 다점포 운영에 더해 같은 가맹본부가 운영하는 다른 브랜드까지 영역을 넓히는 다브랜드 방식이 등장했다.
첫 매장에서 본사의 운영 능력을 직접 확인한 뒤 같은 회사의 다른 외식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른바 파트너십형 점주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본아이에프에서는 같은 본사의 여러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본아이에프는 본죽·본죽&비빔밥, 본도시락, 본설렁탕, 본우리반상 등 한식 브랜드에 더해 라멘 브랜드 멘지와 베이커리·카페 브랜드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본아이에프 홈페이지에서도 현재 한식과 라멘, 카페 등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실제 본우리반상 가맹점주 가운데 약 20%가 두 개 이상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본죽이나 본도시락을 운영하던 점주가 본우리반상을 추가로 내는 사례도 나타났다.
브랜드 업종 자체를 바꿔 추가 출점한 사례도 있다. 본죽 삼양사거리점 점주는 인근에 이지화이트 브레드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기존 한식 매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베이커리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이다.
특수상권으로 이동한 점주도 있다. 본우리반상 연세암병원점을 운영해온 가맹점주는 지난 8월 대전유성복합터미널에 본우리반상과 이지브루잉커피를 함께 출점했다.
본아이에프가 대전유성복합터미널에 연 컨세션 1호점으로, 기존 점주가 다른 지역에서 한식과 카페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형태다. 본아이에프는 입지 검토부터 입찰과 계약, 개점 이후 운영까지 특수상권 출점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랑핫도그를 운영하는 명랑시대협동조합에서도 다브랜드 운영이 나타나고 있다.
명랑시대협동조합은 명랑핫도그와 주먹밥 브랜드 강다짐, 샐러드 브랜드 쏘쏘사라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점주 9명이 이들 3개 브랜드에서 총 19개 점포를 교차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브랜드에서 매장 수만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거래해본 본사의 다른 브랜드를 추가로 선택한 사례다.
가맹본부 입장에서도 기존 점주는 신규 창업자와 다르다. 교육이나 물류 체계뿐 아니라 본사의 문제 대응 방식과 실제 점포 운영 과정까지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같은 브랜드에서 점포 수를 늘리는 다점포 운영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올해 7월 말 기준 2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주의 점포가 42개로 집계됐다. 2023년보다 133% 증가했다.
전체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다점포 점주가 운영하는 매장 비중도 같은 기간 9%에서 15%로 늘었다. 다점포 점주는 1인당 평균 2.6개를 운영했고 가장 많은 점포를 가진 가맹점주는 9개를 운영하고 있다.
추가 출점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도 영향을 줬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약 15평 규모의 콤팩트 매장을 도입했다. 초기 투자비를 9000만원 초반 수준으로 낮추고 조리 동선과 운영 시스템을 표준화해 기존 점주의 추가 출점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콤팩트 매장 도입 이후 다점포 가맹점주의 매장 수는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다점포 운영은 일부 신생 브랜드에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올해 상반기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롯데리아에서는 73개 법인 점주가 19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업계에서도 복수 점포 운영 비중이 적지 않다.
교촌치킨은 올해 상반기 기준 다점포 운영 45개, 가족 운영 239개, 지인 운영 2개 등 총 286개 매장이 복수 운영 형태로 집계됐다. 전체 1367개 매장의 약 21%다.
bhc에서는 107명의 점주가 24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BBQ는 64명의 점주가 153개 점포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의 인건비와 임차료, 원재료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일부 점주들이 추가 출점에 나서는 배경에는 이미 갖춘 운영 경험이 있다.
점포가 늘어나면 기존 직원과 관리 인력을 활용하거나 식자재 발주와 매장 관리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반대로 첫 점포에서 기대한 수익을 내지 못했다면 같은 브랜드에 추가 투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다점포 비중은 기존 점주의 브랜드 평가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도 활용된다.
다만 다점포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개별 점포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상권과 임차료, 인건비, 점주의 운영 능력에 따라 실적 차이가 큰 만큼 추가 출점 여부 역시 점포별 손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신규 가맹점 확보만큼 기존 점주의 재출점 수요를 붙잡으려는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처음 창업하는 점주는 브랜드 인지도나 예상 매출을 중심으로 판단하지만 기존 점주는 본사의 물류와 교육, 슈퍼바이저 대응까지 이미 경험한 상태"라며 "운영 경험이 만족스러웠던 점주가 같은 브랜드의 2호점을 내거나 동일 본사의 다른 브랜드로 사업을 넓히는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