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반성문’ 일독 권한 오세훈 “정부·여당, 집값 정책 실패 인정해야” [이슈플러스]

“오세훈 공격할 시간에 짓눌린 국민 삶부터 들여다보길”
“박원순, 정비구역 해제로 공든 탑 하루아침에 무너뜨려”
“정부, 과거 반성할 용기도 현실 직시 의지도 없어 보여”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정부·여당을 겨냥해 “서울시가 과거의 잘못을 스스로 고백하고 성찰하는 것처럼 이제는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의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시의 반성문, 일독을 권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반성 없는 정책은 실패를 반복하고 그 대가는 언제나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며 “저를 공격하는 데 몰두할 시간에 집값에 짓눌린 국민의 삶부터 들여다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20년간 주택공급 정책을 되짚는 내용의 ‘서울 주택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을 발간했다. 백서는 2000년대 뉴타운·정비사업으로 마련한 공급 기반이 2012∼2020년 정비구역 389곳 해제로 축소되면서 약 43만호의 공급 기회를 잃고 대안으로 추진한 도시재생 등에 약 1조960억 원을 투입한 과정과 한계를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서울의 주택공급 부족 책임이 오 시장에게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반박하려는 성격을 지녔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 시장은 백서를 “단순히 지난 20년을 되짚어보는 기록이 아니라 서울시 공무원들 스스로 과거를 돌아보고 잘못된 정책이 남긴 상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반성 어린 고백”이라며 “서울의 주택 공급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과거 정책의 실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오 시장은 백서를 근거로 박원순 전 시장 시절 389곳의 정비구역이 해제되면서 43만호의 주택공급 기회가 사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회복기였다는 점을 들며 “이전 이명박·오세훈 시정에서 구역 지정과 인허가로 씨앗을 뿌려놓았다면 박원순 시정은 그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공급의 황금기를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도 박 시장은 정반대로 갔다”고 직격했다. 이어 “사업이 상당 부분 진척되었는데도 무자비하게 해제를 당한 지역들이 전체 해제 건수의 절반 가까이인 41%, 159곳이나 된다”며 “서울시와 주민들이 오랜 기간 어렵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해제 과정을 두고도 “주민의견조사라는 이름으로 망자의 이름까지 활용해 졸속으로 추진한 사례, 조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해제한 사례, 주민과 자치구의 반대에도 직권으로 해제한 사례 등 방식은 제각각이었지만 그 바탕에는 ‘재개발·재건축은 투기’라는 적대적 시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오 시장은 “정비구역의 무차별적인 해제는 인허가와 착공에 이르기까지 주택공급의 전 과정을 연쇄적으로 무너뜨렸다”며 “15년 전 잘못된 결정이 지금쯤 공급됐어야 할 수많은 ‘주택의 삭제’로 돌아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에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꿀 것을 다시 한번 당부했다.

 

오 시장은 “정부는 과거를 반성할 용기도 현실을 직시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오히려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금의 주택공급 절벽을 현직 시장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반성이 없으니 실패의 원인을 보지 못하고 원인을 외면하니 무엇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라며 “부디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분이 백서를 읽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9일 서울시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