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납 135배 검출 창호, 인증 취소한 기후부가 샀다

납 135배 창호, 기후부 소속기관이 구매
고교엔 납·카드뮴 바닥재

환경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환경표지 인증이 취소된 제품이 취소 이후에도 공공기관에 54억원 넘게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납이 기준치 135배 검출된 창호 제품은 인증을 취소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기관이 사들였다. 

조달청이 인증 취소 사실을 통보받고도 제품이 나라장터에서 판매돼 공공기관 115곳에 54억원이 납품된 상황을 풍자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환경표지는 오염물질 배출이 적거나 자원을 절약하는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공공기관은 관련법에 따라 환경표지 인증 제품 등 녹색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조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이후 환경기준 부적합으로 인증이 취소된 제품 중 62개 모델이 취소 뒤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판매됐다. 20개 업체가 351차례에 걸쳐 115개 기관에 납품했다. 총 공급액은 54억4520만원이었다. 

 

창호업체 A사 제품의 경우 단열재(PVC) 부위에서 납이 ㎏당 6750㎎ 검출됐다. 인증기준(㎏당 50㎎ 이하)의 무려 135배 수준이다. 카드뮴은 ㎏당 8.5㎎으로 기준(㎏당 0.5㎎ 이하)의 17배였다.

 

이 제품 인증은 2024년 1월3일 취소됐고, 조달청에는 이보다 앞선 2023년 12월21일 취소 사실이 통보됐지만 판매된 것이다.

 

A사 제품은 취소 이후 2억7736만원 상당 팔렸다. 이 중 대부분인 2억4469만원이 기후부(당시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로 갔다. 나머지는 경인교대(2285만원)와 서울 도봉구(982만원)에 납품됐다.

 

학교에도 유해물질 부적합 제품이 공급됐다. 

 

사용금지 물질인 납(㎏당 253㎎)과 카드뮴(㎏당 136㎎)이 검출된 이중바닥재는 올해 4월2일 인증이 취소됐다. 그러나 지난 6∼7월 경기 수원하이텍고(298만원)와 한국폴리텍Ⅶ대학 진주캠퍼스(1789만원)에 납품됐다. 

 

같은 날 인증이 취소된 벽·천장 마감재는 유해물질인 톨루엔 방출량이 기준의 약 2.9배였다. 이 제품은 올 6월 울산고에 850만원 상당 납품됐다.

 

인증 취소 이후 기관에 납품된 품목 중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41억6423만원(25개 모델)으로 전체 공급액의 76.5%나 됐다. 폐합성수지 사용률이 인증기준에 못 미쳐 취소된 제품이었다. 납·카드뮴·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유해물질 부적합으로 취소된 제품 공급액은 3억3915만원이었다.

 

인증 취소 제품 공급액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2024년 4억4638만원, 2025년 11억1169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9월만 해도 38억8713만원으로 71.4%나 됐다.

 

이용우 의원은 “환경기준에 미달해 인증이 취소된 제품이 공공기관에 54억원 넘게 공급되고, 납이 인증기준의 135배 검출된 제품을 환경당국 소속기관이 구매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녹색제품 구매가 원칙인 만큼 구매 경위와 학교 납품 제품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인증취소 정보가 구매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도록 관리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