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500일을 전후로 광폭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행사부터 시작해 부산, 제주까지 하루 만에 찾으며 시민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500일째를 맞은 지난 16일 오전 모교인 중앙대 11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했다. 중앙대가 개교 후 첫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이 대통령을 선정한 데 따른 것으로, 이 대통령은 후배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기 위해 모교를 찾았다. 이 대통령은 기념식 축사에서 대학 시절 알게 된 5·18민주화운동의 진실과 캠퍼스에서 경험한 배움·연대의 가치가 자신의 삶을 바꾼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고 회고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오전에는 ‘중앙대’ 오후에는 ‘부산·제주’
같은 날 오후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제47주년 부마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부마 민주항쟁과 광주 민주화 운동을 헌법 전문에 담아내는 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지켜내기 위한, 우리 국민의 피어린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며 “개헌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과 합리적 토론에 국회가 조속히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과 부마 민주항쟁 정신은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는 것은 여야 없이 모두가 때만 되면 하던 ‘이구동성’ 아니었나”라며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 부마 민주항쟁 희생자를 언급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바친”이라고 한 뒤 말을 잠시 멈췄고,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그 많은 분의 숭고한 뜻을 다시 깊이 새기면서 부마 민주항쟁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며 기념사를 맺었다.
이 대통령이 부산을 찾은 건 지난 13일 북극항로 시범운항 환영식에 이어 사흘만이다. 부마 민주항쟁의 의미를 강조하는 동시에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도 부각하며 동남권 민심을 다지는 행보로 풀이된다.
◆제주에선 소방관·군경 희생 예우 강조…순직 소방관 빈소 찾아 조문도
기념식을 마치고는 부산에서 제주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개회식에서 기념사를 위해 연단에 올라 “본격적인 인사 말씀을 드리기 전에 제주도민 여러분,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교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서 소방관, 군경의 희생에 대한 예우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모두의 안전과 나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 주변에 끊임없이 자신을 내던져가며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군인, 경찰, 소방관, 제복 입은 시민들의 그 희생과 헌신 덕에 우리는 이 순간에도 이 행복한 순간들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 공동체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불가피하지만, 그분들에 대한 예우나 보상이 그리 충분하지 못한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그분들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져가며 그렇게 헌신하는 것에 비한다면 우리가 그분들에게 천금을 준들 아깝겠나”라고 했다. 해당 발언은 같은 날 경기 부천 공장 화재 진압 작업 중 소방대원이 중경상을 입은 점 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17일에는 부천 공장 화재 진압 중 끝내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공무원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장 안전을 강화하고 그 헌신과 희생에 걸맞은 예우와 지원에도 국가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장례식장 방명록에는 “당신께서 지켜주신 안전한 일상 속에서 국민들은 님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취임 500일을 전후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소폭 반등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39%로 집계됐다. 취임 후 최저치였던 전주보다 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1%포인트 상승한 52%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0.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