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단순히 비용을 아끼는 여행보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에 맞는 경험에 시간과 돈을 쓰는 여행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한정판 상품을 찾아 떠나거나 환율에 맞춰 목적지를 바꾸고,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휴식에 집중하는 등 여행의 목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 한정판 굿즈 찾아 떠나고 환율 따라 목적지 변경…여행 취향 다양화
글로벌 여행 앱 스카이스캐너는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 코튼클럽 사운즈한남에서 ‘트래블 트렌드 2027’ 미디어 데이를 열고 내년 여행 시장을 이끌 7대 트렌드와 인기·가성비 여행지를 발표했다.
스카이스캐너가 제시한 내년 여행의 핵심 주제는 ‘더 제대로 쓰는 여행(Travel, Better Spent)’이다.
스카이스캐너가 설문조사 기관 원폴(OnePoll)을 통해 6월17∼29일 한국인 여행객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는 내년 해외여행을 올해와 같거나 더 많이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다. 올해보다 여행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29%,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51%였다.
항공권에 올해와 같거나 더 많은 비용을 쓰겠다는 응답은 73%, 숙박비의 경우 68%였다.
스카이스캐너가 선정한 7대 트렌드는 ‘굿즈 순례’, ‘짐-케이션’, ‘환테크 여행’, ‘로그아웃 트립’, ‘로컬 사운드 헌터’, ‘N차 신혼여행’, ‘문명 로드트립’이다.
‘굿즈 순례’는 지역 한정 상품이나 현지 마트의 장바구니처럼 특정 장소에서만 살 수 있는 물건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한국인 응답자의 61%는 최근 12개월 동안 한정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특정 여행지나 매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운동과 건강관리 습관을 여행 중에도 이어가는 ‘짐-케이션’과 환율이 유리한 곳으로 목적지를 바꾸는 ‘환테크 여행’도 주요 흐름으로 꼽혔다.
환율 관련 질문에 답한 응답자 945명 중 54%는 유리한 환율 때문에 여행 목적지를 변경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Z세대에서 65%, 밀레니얼 세대에서 60%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고 여행 자체에 집중하는 ‘로그아웃 트립’도 주목받고 있다. 응답자의 35%는 휴대전화 없이 외부와 연락이 끊긴 상태라면 여행의 현재 순간에 더 몰입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세계 소식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 때문에 디지털 연결을 끊기 어렵다는 응답도 59%였다.
현지 음악과 공연 문화를 경험하는 ‘로컬 사운드 헌터’, 여러 차례 여행으로 신혼의 추억을 이어가는 ‘N차 신혼여행’, 고대 문명과 역사적 장소를 찾아가는 ‘문명 로드트립’도 7대 트렌드에 포함됐다. 응답자의 31%는 여러 번의 짧은 신혼여행을 선호했고, 여행의 영감을 얻는 요소로는 폼페이·파르테논 신전·콜로세움 등 역사적 건축물이 44%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 일본 지방도시 인기 상승…미야자키 항공권 가격 하락률 1위
여행지 검색 데이터에서는 일본 지방도시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검색량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일본 하코다테로, 증가율은 443%였다. 룩셈부르크(312%), 베트남 퀴논(274%), 중국 옌타이(246%), 일본 오미타마(199%)가 뒤를 이었다. 일본 고마츠도 104% 증가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일본은 하코다테와 오미타마, 고마츠 등 3개 도시가 포함됐다.
항공권 가격 하락률을 기준으로 선정한 가성비 여행지에서는 일본 미야자키가 34% 하락해 1위를 차지했다. 독일 함부르크(-29%), 호주 퍼스(-22%), 캐나다 밴쿠버(-22%), 태국 치앙마이(-20%)가 뒤를 이었다. 일본 오비히로와 스웨덴 스톡홀름, 필리핀 세부는 각각 18%, 중국 선양과 오스트리아 빈은 각각 16% 하락했다.
스카이스캐너는 일본 지방도시의 검색량 증가 배경으로 신규 노선 확대와 엔저 현상, 여유로운 소도시에 대한 관심 등을 들었다. 하코다테와 오미타마는 자연과 지역 문화를 경험하려는 여행 수요와 맞물려 주목받는 여행지로 소개됐다.
◆ 여행 계획에도 AI 활용 확대…가격·옵션 비교 수요 가장 많아
여행 계획과 예약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한국인 여행객의 61%는 AI를 이용해 여행을 계획하거나 예약하는 데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스카이스캐너가 지난해 발표한 ‘트래블 트렌드 2026’ 조사에서 같은 응답 비율은 48%로, 1년 사이 13%포인트 높아졌다.
내년 여행 계획에서 AI를 활용하고 싶은 분야는 항공권과 숙박시설의 옵션·가격 비교가 34%로 가장 많았다. 여행 일정 수립(32%), 현지 액티비티 검색·예약(31%), 여행지 아이디어 탐색(23%), 여행지 검색(22%)이 뒤를 이었다.
스카이스캐너는 2025년 여행 트렌드에서 집단적 경험 공유를, 2026년에는 개인의 취향과 자기 발견을 강조한 데 이어 2027년에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경험에 시간과 비용을 배분하는 가치 중심 소비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는 “단순히 저렴한 것보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추구하려는 한국인의 여행 소비 경향은 스카이스캐너의 데이터에서도 잘 드러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코다테처럼 신규 노선 확대, 엔저 현상, 여유로운 소도시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검색량이 크게 늘어난 일본 여행지가 있는가 하면 문명 로드트립이나 로그아웃 트립 등 자신만의 뚜렷한 목적을 갖고 떠나는 장거리·이색 여행지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