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국회의원의 말 자리

오랜만에 국정감사의 증인과 참고인에 눈길이 갔다. 10월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감사에 강남역 근처 대형 치과의 대표원장과 치료 중에 사망한 분의 유가족이 출석한 것이다. 여당과 야당이 증인이나 참고인을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소환하기도 하고, 소환하지 않기도 하는 꼴불견과는 달랐다. 나라의 큰일을 맡는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 지명자청문회를 증인 없이 진행한 국회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었다.

증인 소환은 치과의원(‘똑똑플란트치과’)에서 2명이 사망하고, 근래 3년 동안에 119 출동 22회와 13명의 응급실 이송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의료사고 여부에 대한 최종 법적 판단은 기다려야 하지만, 환자의 생명에 대한 위험이 기록상으로 분명하고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다.



증인 소환을 요청한 의원(국민의힘 이소희)은 2025년 12월과 2026년 8월에 발생한 환자 사망사고, 의료사고에 대한 병원 측의 책임과 재발 방지 대책, 두 번째 사망사고 발생 3일 후에 안전한 치료방안보다 위기 타개용 홍보물을 먼저 게시한 행위에 대해 질타했다. 증인은 인정·사과하고 안전 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답변했다. 국회에서 자주 목격되는 의례적인 질문과 답변의 재탕은 아니었다.

유가족이 울분을 토했듯이 유튜브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저가 치료비와 안전성을 내세우며 환자를 유혹하는 공장형 대형 임플란트 치과의 광고가 흘러넘친다. 생니 발치 등의 횡포를 부리고 의료사고를 내는 의원의 상호와 기록에 대한 정보 공유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과장 광고와 안전하게 치료받을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지 못하는 문제가 여전히 미완인 채로 있는 것이다. 이번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임플란트 피해자들은 고령자가 많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 고령 연령층은 20%를 넘어서고,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40%에 육박하는(‘2025 고령자 통계’ 통계청) 점을 고려하면 고령자를 포함하는 사회적 약자의 치료는 앞으로 더욱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할 것이다.

국회의원의 말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당파적 정쟁의 말싸움과 권력의 뒤를 쫓아다니는 공허한 말과는 이별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한 환경감시와 정책에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말로 신뢰를 찾아야 한다. 국회의원의 말 자리는 국민의 삶의 현장을 보살피는 공익과 공공성을 실천하는 곳에 있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