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시장 선점 ‘원스톱 지원’ 필요”

부산연구원 육성전략 보고서

2050년 700조원 규모 성장 전망
부산시 대응역량 부족한 점 많아
美 관련예산 36.5조… 韓의 66배
투자만으론 격차 좁히기 어려워
특화조례 제정 등 핵심과제 제안

북극항로 연관산업이 2050년 최대 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산시가 신시장 선점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북극권 국가와 인프라 규모로 경쟁하기보다 법·제도와 금융, 광역 협력, 국제 네트워크를 결집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부산 신항을 출항하는 팬스타 아크로호. 팬스타 제공

부산연구원은 18일 ‘부산 북극항로 연관산업 육성 전략’ 보고서를 통해 6대 핵심과제와 2055년까지의 단계별 육성 로드맵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해운·금융 등 북극항로 7대 핵심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2050년 최대 700조원, 기본 시나리오에서도 3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부산권 극지 전문인력 수요도 2027년 약 605명에서 2040년 약 4585명으로 7.6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의 대응 역량은 아직 부족하다. 연구진의 5대 영역 평가에서 부산은 25점 만점에 16점으로 노르웨이(25점)보다 9점이 낮았다. 전문가 38명 조사에서는 법·제도와 금융이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혔다.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진출 의향은 67.5%였지만 실행 준비를 마친 기업은 15.0%에 그쳤다. 시설투자 비용과 규제·환경 제약이 주요 걸림돌이었다.

연구진은 대규모 투자만으로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해안경비대 예산 245억9000만달러(약 36조5000억원)는 올해 한국의 북극항로 관련 국비 5499억원의 약 66배에 달한다. 재정 규모 경쟁 대신 정책과 지원 기능을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9개국 사례 분석에서도 제도와 서비스를 결집한 노르웨이 트롬쇠가 부산의 현실적인 모델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기업 원스톱 지원센터 △산학연 혁신클러스터(B-ArcticLab) △북극항로 특화 복합금융·극지보험 △극지선박 건조·인증·컨설팅 통합 지원 △산업·극지활동 지원 조례 제정 △북극 비즈니스 네트워크(ABN) 통합을 6대 과제로 제안했다.

특히 약 5000억원 규모의 부울경 광역 펀드와 극지보험 지원을 연계해 기업의 투자·보험 부담을 줄이고, 정보 제공부터 사업 매칭과 국제협력까지 한 창구에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성 전략은 2026~2029년 제도 정착, 2030~2035년 산업 확산, 2036~2055년 자립형 생태계 구축 등 3단계로 추진한다. 지원센터와 조례 등을 우선 추진하되 배후단지·벙커링 등 대규모 투자는 대러 제재와 해빙 변동 등 외부 여건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했다.

장하용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극권 국가와 인프라 규모로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조례와 거버넌스, 부울경 광역 협력, 국제 네트워크를 하나의 실행 체계로 묶는 것이 부산이 격차를 따라잡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