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비탈길서 서킷까지… G바겐 ‘G대로’ 질주

메르세데스-벤츠 ‘익스피리언스 데이’ 체험

G63, 울퉁불퉁 산악지형도 가뿐히 빠져나와
GT55, 제로백 3.9초… 폭발적 가속력 선사
오프로드부터 서킷까지… 2만6000㎡ 조성
트레이닝 아카데미엔 年 1만8000명 거쳐
‘메르세데스-AMG G63’이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모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넘어가지 않습니다. 걱정 마시고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으세요.”

조수석에 탄 전문 인스트럭터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메르세데스-AMG G63’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손바닥엔 땀이 났다. 센터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차체 기울기는 29도. 안전벨트가 꽉 잡아주는데도 차체 전체가 기울며 몸이 왼쪽으로 쏠렸다. 운전석 창문 너머로는 하늘이 반, 땅이 반이었다. 시속 2㎞ 남짓 살살 앞으로 나아가자 무사히 약 30도의 비탈길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G63 센터 디스플레이에 차체 기울기가 29도로 표시돼 있다. 유지혜 기자

지난달 29일 경기 용인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경험한 일명 ‘G바겐’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이다. 이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오프로드와 AMG 트랙 주행, 브랜드·제품 교육 트레이닝, 아카데미 투어까지 메르세데스-벤츠를 다각도로 체험해 봤다.



◆G바겐·GLE 쿠페로 ‘오프로드’ 완전 정복

처음 운전대를 잡은 곳은 용인 처인구 일대 2만6000㎡ 규모 부지에 조성된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였다. 이곳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숲과 바위 등 실제 자연 지형을 최대한 보존하여 만든 상설 오프로드 코스다. 일반 고객도 ‘SUV 드라이빙’, ‘G 드라이빙’ 등 목적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일상적인 온로드 시승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차량의 한계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MATIC 쿠페’ 등이 A코스를 주행 중인 모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먼저 도심형 SUV인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MATIC 쿠페’에 올라 인공 및 자연 장애물이 조화된 A코스에 진입했다. A코스의 ‘A’는 모든(All) SUV가 달릴 수 있다는 의미다. G-클래스뿐만 아니라 벤츠의 모든 SUV 라인업이 오프로드 환경을 소화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코스다.

울퉁불퉁한 자갈길과 통나무 범피 구간을 지나 마주한 급경사 내리막길에서는 내리막길 속도 조절 장치(DSR)의 도움을 받았다. 브레이크나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량 스스로 저속 정속 주행을 유지해 주는 주행 보조 기능이다. 인스트럭터 조언대로 페달에서 발을 완전히 떼자 차량은 시속 2∼3㎞ 수준을 유지하며 비탈을 차분히 내려왔다. 전방 카메라를 통해 차체 밑 지면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투명 보닛’ 기능 역시 험로 주행을 한결 편하게 했다.

G63이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모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이어 오직 G-클래스만 진입할 수 있는 G코스로 발길을 옮겼다. G63은 출발 전 문을 닫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일반적인 승용차를 여닫듯 하자 제대로 닫히지 않아 경고음이 나기 일쑤였다. 인스트럭터는 “G-클래스는 밀폐성과 내구성을 고려한 오프로드 특화 구조로 설계돼 평소보다 강한 힘으로 세게 닫아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공 구조물 위주의 A코스와 달리 G코스는 숲 속의 가파른 비탈과 좁은 나무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도록 설계돼 실제 산악 지형을 달리는 듯한 생생함을 선사했다. 코스를 빠져나와 잠시 경험한 일반 도로에서는 악명 높은 선입견과 달리 제법 나쁘지 않은 승차감을 보여줬다.

◆고성능 GT 43·GT 55 타고 서킷 질주

오프로드를 뒤로하고 4.3㎞ 길이에 16개 코너가 이어진 전 세계 최초의 AMG 브랜딩 적용 레이스 트랙 ‘AMG 스피드웨이’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메르세데스-AMG GT 43’과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의 운전대를 차례로 잡고 서킷을 달려봤다.

‘메르세데스-AMG GT 43’, 유지혜 기자

GT 43은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에 F1 레이싱 기술을 이식한 전자식 터보차저를 장착해 최고출력 421마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4.6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차체는 지면에 밀착한 채 경쾌하고 민첩하게 튀어나갔다. 균형 잡힌 주행 감각으로 일상에서의 편안함까지 추구하는 운전자에게 적합한 모델이었다.

반면 V8 4.0L 바이터보 엔진을 품은 GT 55는 급이 다른 폭발력을 뿜어냈다. 엔지니어 한 명이 엔진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하는 ‘원 맨 원 엔진’ 철학이 담긴 이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71.4kgf·m의 힘을 내며 제로백을 3.9초로 단축한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의 직관적인 반응과 배기음은 GT 43보다 확실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층 높은 출력이 자칫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과 후륜 조향 기능이 코너에서 차체 흔들림을 탄탄히 제어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이 트랙을 달리는 모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AMG 스피드웨이는 단순한 속도 경쟁의 장소가 아니다. 일반 고객도 전문 인스트럭터의 지도 아래 트랙 주행과 제어 기술을 단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프로그램은 ‘AMG 디스커버’부터 ‘나이트 서킷’까지 숙련도별로 세분화되며,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입문 과정인 ‘AMG 디스커버’에 온로드 주행을 추가해 일상 도로에서도 AMG의 감성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 20년 다져온 인재 양성의 산실

직접 경험해 본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성능의 뿌리는 이날 오전 가장 먼저 찾았던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에 있다. 2015년 8월 개관 이전한 곳으로 당시 수입차 업계 최대 규모 교육시설이자 아시아 최초의 메르세데스-벤츠 독립 교육센터였다. 전 세계에서는 독일·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로, 총 250억원이 투입됐다.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전국 공식 네트워크에 소속된 5000명 이상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세일즈 컨설턴트부터 진단 테크니션, 서비스 어드바이저에 이르기까지 전 직무별 맞춤 교육을 통합적으로 수행한다. 연간 교육 운영 규모만 약 1만8000명에 달한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미래 자동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2006년 출범한 AMT 프로그램은 전동화 추세에 발맞춰 고전압 시스템 및 배터리 진단·수리를 아우르는 AET로 진화해 올해로 운영 20주년을 맞았다. 여기에 도입 10년 차를 맞은 독일식 일·학습 병행 프로그램 ‘아우스빌둥’을 더해 지난 20년간 배출한 정비 전문인력만 약 500명에 이른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트레이닝 아카데미의 교육은 고객이 전국 공식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일관된 기준의 점검과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된다”며 “차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점검·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역량은 차량의 안전과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