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곳곳에서 민생고에 대한 불만이 대규모 시위로 분출하고 있다. 고물가와 주택난, 공공서비스 악화,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에 “못 살겠다”는 아우성이다. 그제 프랑스의 파리, 마르세유, 리옹 등 주요 도시에서는 노동자와 학생, 시민 등 50만명 이상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부의 긴축 정책과 민생 악화를 성토했다. 프랑스발 시위는 이미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등 주변국으로 번지며, 유럽 곳곳이 성난 군중의 함성으로 뒤덮이고 있다. 과거 아랍과 동유럽을 뒤흔든 민주화 시위의 도미노 확산을 연상케 한다. 한때 탄탄한 복지제도와 높은 생활 수준을 자랑하던 유럽 국가들이 민생 불안과 재정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형국이다.
유럽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구조적 원인이 있다. 저성장과 고령화로 세수 기반이 약해진 반면 연금·의료 등 복지 지출은 급증해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쌓여왔다. 버티기 힘든 유럽 각국이 최근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선택한 것이 긴축재정이다. 교육·공공서비스 등의 예산이 삭감되자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에 항의해 교실 대신 광장으로 나온 것이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여기에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에너지·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민자 유입 등으로 주택난까지 겹치자 노동자와 서민 등 국민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