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격전지를 찾아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유가 인하를 목적으로 대러 제재를 유예하는 등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 힘을 쏟고 있다. 미 전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북부 하일랜드하이츠를 찾아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중간선거라며 자신에게 투표하듯이 공화당 후보들에게 표를 던져 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전쟁부(국방부)가 켄터키주 윈체스터에 있는 제약회사의 시설에 1억달러(약 1338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를 조건으로 내걸고 정부 예산 지원을 약속한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미국 시민에게 5000달러씩 주겠다는 공약도 재확인했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자신이 탄핵에 내몰릴 수 있다며 지지층의 위기감도 자극했다.
전날엔 조지아주 돌턴에서 열린 유세에서 해외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거론하며 한 사례로 “현대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5억6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방금 발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 8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가 언급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부품 생산 계열사 현대트랜시스의 투자계획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는 현역인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의 수성이 유력시되는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대러 제재와 관련해 ‘세계에 좋은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대러 제재법, 즉 그레이엄법의 시행 유예를 전날 결정한 바 있다. 지난 9일 러시아산 경유 30만t 이상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것에 이은 후속 조치다. 그레이엄법은 러시아산 원유나 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5개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상품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워싱턴과 뉴욕, 애틀랜타,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등 미 전역의 대도시에선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노킹스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전국에서 2500개 이상의 행사가 계획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네 번째인 이번 시위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비판에 초점을 맞췄던 이전과 달리 중간선거를 통한 심판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위는 대체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에 집중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사전 투표하세요’, ‘내 투표권에서 손을 떼라’, ‘트럼프는 떠나라’ 등을 적은 손팻말이나 피켓 등을 들고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