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잡았다!”
경기 시작 27분 만에 첫 입질을 받은 ‘손부자네’팀이 낚싯대를 들어 올려 힘차게 챔질을 했다. 바닷물을 튀기며 백사장으로 딸려온 물고기는 90g의 양태였다. 아내, 아들 손하륜(11)군과 함께 온 ‘손부자네’팀 손종우(45)씨는 “아들이 서너 살 때부터 함께 낚시를 다녔고 드론낚시는 올해 4월 시작해 지난 제주도 대회 때 처음 경험했다”며 “제주도 대회 때 70g짜리 하나를 잡는 데 그쳐 1㎏ 이상 되는 것을 잡고 싶었는데 잘 안 된다”고 웃어 보였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세계일보가 주관한 ‘2026 제5회 전국드론낚시페스타 인(in) 포항’대회가 17일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렸다. 드론 동호회와 직장 동료, 가족 등 저마다 모인 참가자 78팀 174명은 승패를 떠나 포항 동해를 배경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드론낚시는 미끼를 단 낚싯줄을 드론에 실어 바다 멀리 보낸 뒤 원하는 포인트에 미끼 찌를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드론 조종 실력은 물론 낚시꾼과의 호흡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늘막 아래 모여 앉아 이색적인 드론낚시 광경을 지켜보던 관람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김두호(70대)씨는 “옛날에는 낚싯대를 잘 던지고 수심 공략을 잘하는 게 중요했는데 이젠 드론 조종 실력이 낚시 성패를 가르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번 대회는 물고기 한 마리의 중량으로 순위를 매겼다. 대회 1위는 ‘금오산’팀이 차지했다. 친구들과 2인씩 나눠 참가한 노병관(53)씨가 이날 중량 1.83㎏의 농어를 잡아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노씨는 “인공지능(AI)을 써서 유리한 어종과 맞춤 채비가 무엇일지도 생각했다”며 “2020년 2등에 입상한 후 최근 4년 동안 상을 타지 못했는데 이렇게 큰 건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위는 경북 영천에서 참가해 1.61㎏짜리 농어를 건져 올린 ‘YDS2’팀에게 돌아갔다. 영천드론교육센터에서 센터장으로도 일하고 있다는 ‘YDS2’의 최해곤(58)씨는 “평소에도 드론을 자주 사용하고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3·4위는 590g, 570g의 물고기를 각각 잡아 올린 ‘자산어보A’팀과 ‘아이유 드론1’팀에게 각각 돌아갔다. 특별상인 최다어 상에는 12마리의 물고기를 잡은 ‘영일 베이 선라이즈(Yeongil Bay Sunrise)’팀이 차지했다. 4시간 동안 펼쳐진 대회를 마무리한 결과 잡아 올린 물고기는 모두 73마리로 집계됐다. 전체 무게로는 13.835㎏이다.
백사장이 낚시 열기로 뜨거웠다면 중앙 무대는 축제의 흥으로 가득 찼다. 가수 양혁과 이동혁, 김송 등의 가수가 무대에 오르자 현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행사장 옆편에선 포항시사회적기업협의회의 ‘포항시 제2회 소셜퐝퐝마켓’이 열려 볼거리를 더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드론축구 체험장은 종일 꼬마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배구공 크기의 드론 기체를 직접 조종해 보는 아이들의 눈빛은 프로 조종사 못지않게 진지했다. 조그만 컵에 담긴 인형을 정확히 겨냥해 떨어뜨리거나,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한 30㎝ 링을 아슬아슬하게 통과시킬 때마다 아이들은 탄성 터트렸다.
가상현실(VR) 고글을 쓰고 드론을 조종해 보던 아이들은 또 다른 세상에 빠져들었다. 아이를 데리고 행사장을 찾은 포항 주민 김미애(42)씨는 “아이들이 가상현실 속에서 드론을 조종하며 요리조리 장애물을 피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재미를 느낀다”며 “내년 행사에도 꼭 참가하겠다”고 했다.
박정훈 세계일보 대표이사는 대회사에서 “철강도시 포항이 미래 신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지금, 드론과 해양레저가 만나는 이 축제가 그 가능성을 보여 주는 작은 무대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며 “전국드론낚시페스타가 AI 시대를 대표하는 미래형 해양레저축제로 더욱 성장해 나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